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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파일]설경구와 흥행

설경구가 정통 스릴러 <용서는 없다>로 2010년의 포문을 연다. 출연작 중 2편이 ‘1000만 신화’를 낳는 등 설경구는 연기력뿐 아니라 남다른 흥행성적을 자랑한다. 설경구와 흥행 A to Z.

# 초인적 행보
<용서는 없다>는 설경구의 25번째 작품이다. 25편 중 주연은 18편이다. 조연이 <여행자> <유령> <꽃잎> <러브스토리> 등 4편이다. 단역과 특별출연이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내 사랑 내 곁에>, 각 1편이다. 나머지 1편은 다큐멘터리 <영매-산자와 죽은자의 화해>의 내레이터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에 따르면 설경구의 영화 데뷔작은 장선우 감독의 <꽃잎>(1996)이다. 첫 주연작은 박종원 감독의 <송어>(1999), 언론·평단·관객 모두에게 주목받은 첫 작품은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1999), 첫 흥행작은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2001)이고,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2003)로 첫 1000만 영화 주역으로 등극했다.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2009)로 두 번째 ‘1000만 신화’를 낳았다.

24편에서 설경구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 ‘연기파’로 각광받았다. 특히 <공공의 적> <오아시스> <광복절특사> <실미도> <역도산> <공공의 적2> 등 6편에 출연하는 5년 동안 몸무게를 잇따라 늘리고 줄이는 초인적 행보를 통해 극중 인물의 희로애락을 실감나게 펼쳐냈다.

이같은 사례는 세계 영화사에 기록될 만하다. 설경구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0)를 마친 뒤 <공공의 적>(2001)에서 권투선수 출신 형사 역을 해내기 위해 14㎏을 찌워 88㎏으로 만들었다. <오아시스>(2002)에선 시나리오 지문에 ‘갈비뼈가 드러나 보인다’고 적혀 있는 점을 감안해 한 달 보름 동안에 18㎏을 빼 정신장애가 있는 전과자로 변신했다. <광복절특사>(2002)에서 탈옥한 죄수 역을 소화하기 위해 8㎏을 찌웠고, <실미도>(2003)에서는 비운의 특수부대원 역을 맡아 6㎏을 뺐다. <역도산>(2004)에서 <실미도> 때 70㎏이던 몸무게를 96㎏으로 만들어 100~140㎏의 전·현직 레슬러들과 경기를 펼쳤고 <공공의 적2>(2005)에서 냉철한 검사가 되기 위해 한 달 동안 16㎏ 정도를 감량했다. 바지 사이즈가 <역도산> 때 39, <공공의 적2> 때에는 33이었다.

# ‘1월의 배우’
<용서는 없다>에서 설경구는 비밀을 간직한 살인마로부터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맡았다. 딸을 구해야 하는 아버지이자 지적이고 냉철한 부검의로 변신,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설경구가 보여줄 부검의 장면 완전 기대 만빵!” “실제 부검장면도 나오는 건가용?+.+” “명품배우들의 출연과 기대되는 시놉시스! 빨리 개봉했음 좋겠어요~” 등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설경구 부검의’가 실시간 검색 순위 1위(12월 10일 기준)를 기록했다.

<용서는 없다> 개봉일은 1월 7일이다. 그런데 설경구는 1월과 인연이 깊다. 출연작 가운데 4편이 1월에 개봉됐다. <공공의 적2> <공공의 적> <박하사탕>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흥행성적 순) 등이다.

이 4편은 ‘1월영화 베스트 30’(1977~2009년 기준)에 올라 있다. 27일 개봉작 <공공의 적2>는 4위, 25일 개봉작 <공공의 적>은 5위, 1일 개봉작 <박하사탕>은 28위, 13일 개봉작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29위이다.

그런가 하면 한국영화 가운데 첫 ‘1000만 신화’를 기록한 <실미도>도 1월에 각광받았다. 2003년 12월 23일 개봉된 이 영화는 이듬해 1월에 605만1951명을 동원했다. 12월 31일까지 229만8049명, 1월 31일까지 835만명(배급사 발표 기준)을 기록한 것이다.

# 최고 흥행배우
한국영화 중 ‘1000만 영화’(이하 2009년 12월 기준)는 5편이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해운대> 등이다. 이 가운데 설경구는 <실미도>와 <해운대>에서 주연을 맡았다. 이와 같은 경우는 설경구가 유일하다.

500만 이상 영화는 23편이다. 주연은 송강호가 5편으로 가장 많고 설경구는 이준기·장동건·안성기·정재영·신하균·하정우·김상경·조승우·이병헌·정준호(최고 흥행작 우선 순) 등과 함께 2편을 기록했다.

300만 이상 영화는 54편이다. 주연은 설경구는 7편으로 가장 많다. <해운대>(4위) <실미도>(5위) <강철중:공공의 적 1-1>(27위) <공공의 적2>(33위) <그놈 목소리>(46위) <광복절특사>(49위) <공공의 적>(53위) 등이다. 2위는 송강호(5편)이고 이어 정재영·정준호가 각 4편, 안성기·장동건·최민식이 각각 3편이다.

서울에서 1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작품은 47편이다. 이 역시 설경구가 6편으로 가장 많다. <실미도>(4위) <해운대>(5위) <강철중:공공의 적 1-1>(30위) <공공의 적2>(38위) <공공의 적>(39위) <광복절특사>(41위) 등이다. 2위는 송강호(5편), 3위는 정준호(4편)이고, 이어 장동건·안성기·정재영·최민식이 각각 3편이다.

가장 인연이 깊은 감독은 강우석이다. <실미도> <강철중:공공의 적 1-1> <공공의 적2> <공공의 적> 등 4편을 함께 해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이어 이창동 감독과 2편(오아시스·박하사탕), 박진표 감독과 2편(내 사랑 내 곁에·그 놈 목소리)을 함께 했다.

인연이 남다른 여배우는 송윤아다. 올해 아내로 맞은 송윤아와 2편(사랑을 놓치다·광복절특사)을 함께 했다. 이에 앞서 문소리와 2편(오아시스·박하사탕)에서 호흡을 맞췄다.

설경구는 <용서는 없다>에서 류승범·한혜진 등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신예 김형준 감독이 각본·연출을 맡았고, 강우석 감독이 제작했다. 개봉일은 내년 1월 7일이다. 한국영화 첫 개봉작이다. ‘1월의 배우’ 설경구가 <용서는 없다>로 어떤 성적을 거둘는지, 내년 1월 7일 이후가 주목된다.

<배장수기자 cam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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