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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여성이여, 질펀하게 놀아보자!’ 뮤지컬 ‘메노포즈’

뮤지컬 '메노포즈’

사람은 누구나 두 번 태어난다. 어머니 뱃속에서 빛을 보는 순간 한 번 태어나고,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이나 존재감을 갖게 됐을 때 다시 한 번 더 태어난다. 이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사람은 육체가 기력을 잃기 전에 사회 속에서 사라지는 과정 역시 겪는다. 여성의 경우에는 폐경기가 대표적이다. 이제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됐다고 생각하는 여성의 상실감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폐경과 함께 다가오는 허무함과 우울증에서 괴로워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고 "이제부터 신나게 놀아야지!"라고 부르짖는 작품이 있다. 뮤지컬 '메노포즈'다.

지난 6일부터 상연 중인 뮤지컬 '메노포즈'는 폐경 또는 폐경기를 뜻하는 단어 메노포즈(menopause)에서 비롯된 작품이다. 40~50대 중년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통과의례이지만 막상 다른 사람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폐경과 갱년기에 대한 고민을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작품이다. 

'메노포즈'는 중년여성들과의 교감을 위해서 그들에게 가장 친숙한 캐스팅으로 진용을 짰다. 1970년대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가수 혜은이가 뮤지컬 배우로 변신했다. 혜은이는 극중 한물간 연속극 배우로 스타였지만 나이가 드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중년여성을 연기한다. 또한 개그우먼 이영자는 2006년, 2007년 공연에서 흥행을 이끌었던 기세를 이어 2010년 공연에서도 전업주부 역을 맡았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돋보였던 능청스러운 연기를 무대 위에서도 재현할 예정이다.

거기에 배우 홍지민과 개그우먼 김숙이 합류한다. 2009년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드림걸즈'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홍지민은 수상 후 첫 작품으로 '메노포즈'를 선택했다.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큰 상을 받은 기세를 이을지 주목된다. 그리고 KBS2 '개그콘서트',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에서 맹활약한 개그우먼 김숙은 이영자와의 인연으로 공연에 합류했다. 김숙은 이영자와 함께 전업주부 역에 더블캐스팅 됐다.

귀에 익숙한 60~80년대 올드팝 넘버들이 모였다는 점도 흥미롭다. '메노포즈'는 '온니 유' '와이엠씨에이' '스테잉 얼라이브' '왓츠 러브 갓 투 두 잇' '라이언 슬립스 투나잇' 등의 노래를 준비해놓고 중년들의 감성을 노릴 예정이다. 

거기에 적재적소에 터지는 배우들의 수다와 애드리브, 그리고 신나는 춤 등이 한 판 난장을 예고한다.

작품은 2001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여성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4개국 18개 도시에서 공연을 이어갔다. 한국에서의 초연은 2005년 이뤄졌으며 전수경, 박해미, 이경미, 이윤표 등이 출연해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2006년 이영자의 합류 이후에는 공연시작 2개월 만에 2만여명의 관객이 들어차 화제가 됐다.

이 무대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혜은이는 노장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막내로서 목숨을 걸고 무대에 도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혜은이, 이영자, 홍지민, 김숙의 난장이 펼쳐질 뮤지컬 '메노포즈'는 4월4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볼 수 있다. (02)744-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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