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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3··· 믿기지 않지만 현실이었다

32년만에 中에 충격패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패배였다. 32년간의 공한증(恐韓症)이 결국 마침표를 찍었다.

허정무호는 10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동아시아연맹선수권대회 중국과의 2차전에서 제대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하며 톡톡히 망신을 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78년부터 이어온 중국전 무패행진을 멈췄고 A매치 사상 첫 패배를 안으며 17승11무1패로 부끄러운 오점을 남겼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완벽한 KO패였고 공한증에 시달린 예전의 중국이 아니었다. 중국은 세밀하고 빠른 역습 플레이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아시아의 맹주' 한국을 무안케했다. 

대표팀은 전열을 가다듬을 여유도 없이 전반 4분 만에 일격을 당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중국의 취보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위하이가 번개같이 달려들며 헤디드로 골망을 흔들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골키퍼 이운재는 멍하니 공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당황한 대표팀은 전반 27분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수비수 곽태휘가 걷어낸다는 볼이 중국 공격수의 발에 걸렸고, 곧바로 문전으로 쇄도하던 가오린에게 연결돼 골키퍼 이운재와 1대1 상황이 만들어지면서 두 번째 골을 헌납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이동국과 투톱에 섰던 이근호를 빼고 '젊은 피' 이승렬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되레 후반 15분 중국의 덩 주오샹에게 세 번째 골을 내주며 추격 의지가 꺾였다.

중국은 자신들의 수비 지역에서 순식간에 한국의 페널티 지역까지 넘어와 2대1 패스에 이어 덩 주오샹이 현란한 드리블로 수비수 3명을 농락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공한증이 아니라 오히려 '공중증'이 우려되는 장면이었다. 

한국은 시종 지루한 횡패스로 일관했고 속도감 있는 전진공격은 눈에 띄지 않았으며 포백수비는 우왕좌왕하기에 바빴다. 또한 단조로운 공격력은 촘촘한 중국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과정이라고 위안 삼기에는 실망감이 너무 큰 경기였다.

중국은 대회가 열리기 불과 열흘 전에 소집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무서운 성장세와 달라진 모습으로 한국축구를 긴장시켰다.

중국이 약체 홍콩전에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돼 1승1패를 기록한 한국은 사실상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대표팀은 설날인 오는 14일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일본과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

한편 여자 대표팀도 이날 중국과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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