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설 고스톱을 더욱 재미있게 하는 룰

민족 대명절 설이다. 한동안 얼굴을 보지 못하던 가족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이고, 친구나 동료 등과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런 명절에 빠질 수 없는 것이 고스톱이다. 물론 화투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사실 그만한 놀이도 없다. 더욱이 오고가는 현찰의 목적이 '부모님 용돈 만들어 드리기'이거나 '외식값 마련하기' 등이라면 화투도 재미난 게임이 될 수 있다. 특히 누구나 아는 뻔한 고스톱이 아니라 새로운 룰을 적용하면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을 풍자한 고스톱도 그중 하나다.

△박정희 고스톱=박정희 전대통령이 1969년 자신의 3선을 위해 헌법을 바꾼 '3선 개헌'을 풍자한 고스톱이다. 스리고를 불렀다가 실패하면 기본 점수에 해당하는 돈을 나머지 '선수'에게 주는 것이 핵심이다. 스리고를 했다가 고바가지를 당하면 승자에게 3배의 돈을 물어줘야 한다.

△최규하 고스톱=일반적으로 싹쓸이를 하면 상대방의 피를 1장씩 받아오는 것과 반대로 상대방에게 피를 1장씩 줘야 한다. 대통령으로 있으면서도 국보위의 위세에 눌려 대통령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풍자한 것.

△전두환 고스톱=싹쓸이를 했을 때 상대방의 피를 1장씩 뺏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유리한 패를 아무거나 가지고 올 수 있는 룰이 특징이다. 광을 1장 먹은 사람이 싹쓸이 했을 때 상대방 2명이 광을 1장씩 가지고 있다면 이를 빼앗아 와 단번에 점수가 난다. 전두환 전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것을 빗댄 룰이다.

△노태우 고스톱=6자 열끗, 2자 피, 9자 피를 먹는 사람이 17점이 나는 게임이다. 6·29선언을 통해 '스타 정치인'으로 떠오른 뒤 권좌에 오른 노태우 전대통령을 비유한 것. 17점은 세 숫자의 합계다.

△김영삼 고스톱=선은 자신의 패를 상대방에게 모두 보여준 뒤 게임을 해야 한다. 대신 1등이 이기면 점수의 2배를 받을 수 있다. '마음을 비웠다'는 표현을 자주 써온 김영삼 전대통령을 풍자한 것.

△김대중 고스톱=점수가 났을 경우 일단 '고'를 부른 상태에서 다음 선수가 내놓은 패와 뒤집은 패를 본 뒤 자신에게 판세가 불리하면 '스톱'을 할 수 있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1992년 대통령 선거에 낙선한 뒤 대통령 불출마 선언을 했다가 이후 번복한 사실을 꼬집은 룰이다.

△노무현 고스톱=매번 판이 시작될 때마다 별도의 판돈을 기금으로 모은 뒤 멧돼지가 들어 있는 홍싸리(7) 4장을 모두 먹는 사람이 돈을 차지한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선거 당시 '희망돼지'로 기금을 모은 점에서 착안한 것. 다만 이렇게 받은 돈의 절반은 가장 많이 잃은 사람에게 나눠줘야 한다.

△이명박 고스톱=7자 열끗, 4자 열끗, 7자 띠를 먹은 사람이 판을 제압하는 것이 기본 룰이다. 누가 점수가 났더라도 이들 3장을 가진 사람이 "내가 이긴 거야"라고 우기면 판은 무효가 된다. 현정권의 7·4·7경제성장 공약을 빗댄 룰이다. 그러나 점수를 난 사람이 5자 열끗(촛불을 상징)를 가지고 있다면 7·4·7패도 무용지물이 된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