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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S학사전]대물과 인공심벌

몇 년 전 출간된 '엘비스 끝나지 않은 전설'이라는 책에는 엘비스와 자주 공연했던 뮤지션 데이비드 휴스턴의 충격적인 고백이 나온다. '엘비스는 두루마리 화장지의 마분지 심지를 뽑아 끝에 줄을 매달았다. 줄을 허리에 감고 인공심벌(마분지)을 바지 속에 넣은 뒤 공연 중에 흔들었다'는 내용이다. 엘비스가 자신이 대물임을 과시하기 위해 인공심벌로 여성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내게 했다는 증언이다.

의학적으로 '대물'은 정상이 아니다. 남들보다 지나치게 큰 성기를 가지고 있어도 성기왜소증과 함께 일종의 기형에 해당한다. 실제로 내가 만났던 환자 중에는 성기가 너무 커서 성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해 오기도 했다. 수술을 거친 뒤 대만족스럽다는 환자를 보면서 작은 왜소증 환자들이 들으면 화가날 것이라는 생각도 해봤다. 

여하튼 동서고금을 막라하고 '대물'에 대한 남성들의 갈망은 끊이지 않았으며, 이를 둘러싼 음담패설이나 고전문학 작품이 흔한 편이다. 중세 유럽의 남성들도 심벌주머니인 브라켓 속에 솜뭉치를 집어넣어 여성들을 유혹했다.

요즘 현대 남성들도 인공심벌에 탐닉하고 있다고 한다. 현대남성들이 좋아하는 인공심벌은 이른바 '인보'라고 불리는 여성 심벌이다. 남성의 그것이 아니라 여성의 심벌을 탐하는 셈이다. 

인보는 실제 여성과 관계할 때의 성감과 거의 다르지 않다고 하는데 '플레쉬라이트'가 단연 명품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성보조기구가 중국에서 생산되어 조잡한 데 반해 이 제품은 미국에서 제조사의 엄정한 관리 하에 생산되고 있는데, 48가지의 다양한 맞춤형 제품으로 성감을 만족시켜줄 수 있다고 홍보한다.

제조사 측이 자신있게 말하는 플레쉬라이트에 담긴 성감의 비밀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여성의 성기모양을 패턴화시켰다는 것이다. 플레쉬라이트는 질의 크기에 따라 스탠더드, 슈퍼 타이트, 울트라 타이트로 나누어져 있다. 쉽게 말하면 조임의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질 내벽의 모양도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일자형 주름이 고르게 나있는 언더 웨이브, 마치 긴 벌집이 촘촘히 놓여 있는 듯한 터보 튜브, 수많은 돌기가 돋아 있는 스피드 범부, 작은 주름이 섬세하게 포진돼 있는 슈퍼 립베드 등 4가지 종류라고 한다. 여기에 입구 자체를 신체의 특정부위 모양으로 선택할 수도 있는 옵션이 추가된다고 하는데, 여성과의 실제 행위에 두려움이 있거나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부실한(?) 남성들이 은밀하게 구입해 즐긴다고 한다. 

성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경험이 부족한 남성들이 갖는 성고민의 하나가 성행위에 대한 두려움인데, 지나친 긴장이 조루로 여성의 성불만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행위에 대한 부담에서 기인한 조루로 고민하고 있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권하고 싶다. 첨단 현대의학은 누구나 강인한 남성으로 변신시켜 주기 때문에 인공심벌에서 느끼지 못하는 즐거움을 만끽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퍼스트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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