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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섈위토크]에픽하이, 지구 종말올까 앨범 제목은 ‘에필로그’!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최근 앨범 제목은 ‘에필로그’다. 소설이나 시에서 ‘맺음 부분’을 뜻하는 이 용어는 사실 음반에서 쉽게 쓰일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은퇴’때나 써야 맞다.

“요즘 세상이 하 수상하잖아요. 지진도 많고, 눈도 유달리 많이 내리고요. 말세 징후가 곳곳에서 나온다 싶고…. 지구가 멸망하면 이 음반이 마지막이 될 것같다 싶어 이렇게 지었답니다(웃음).”(타블로)

이들의 ‘지구적’인 사고방식은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다. 에픽하이에겐 원래부터 엉뚱한 구석이 많았다.

앨범 제목에는 ‘스페셜 앨범’이라는 수식어도 있다. 군대를 간 DJ 투컷 때문에 음반을 안내려 했다던 이들은 DJ 투컷으로부터 “돌아올 때까지 제대로 해줘야하지 않겠냐”는 질타 전화를 받고나선 마음을 바꿨다.

“원래 정규 7집인데, 7집 자체라는 표현을 안쓰려 합니다. 투컷이 돌아올 때까지 나오는 음반은 모두 ‘스페셜 앨범’이지요.”(미쓰라 진)

에픽하이는 지난해 특이하고 의미있는 시도로 가요계 안팎의 시선을 끌었다.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에픽하이는 제도권과 다른 방식으로 음악일을 하고자 했다. TV 활동을 하고 인터뷰를 도는 방식을 버리고, 대신 ‘맵더소울’(mapthesoul)이라는 홈페이지를 열었다. 곡 작업에서부터, 녹음을 하는 방식, 노래를 발표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홈페이지를 통해서 알렸다.

중간 중간 ‘카피레프트’(저작권을 뜻하는 카피라이트의 반대말) 무료 음원을 뿌려 댄 적도 있다. 소속사가 있었으면 불가능했던 일이다.

“실험이었지요. 새로운 방법으로 음악팬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독립음반, 인디음반 형태로 음악을 하고 싶었고요. 생각보다 일이 많더군요. 서버가 자꾸 다운돼서 이를 복구하는 일도 만만찮았고요.”

최근 에픽하이는 전 소속사로 다시 돌아갔다.

“독립을 하고 나니 작은 존재가 되더라고요. 우리는 견딜 만한데 많은 사람들이 ‘TV에 안나오니까 앨범 내는 지도 모르겠다’고 푸념하니 그걸 도대체 이길 수가 없더군요.”

타블로는 “하지만 실험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홈페이지, 그리고 트위터 등의 사이트내 활동은 계속된다”면서 “인디적인 메이저회사, 메이저적인 인디회사 형태로 두 장점을 절충하는 식으로 업그레이드 됐다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앨범은 총 10개의 트랙으로 구성됐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밝아졌다. 타이틀곡 ‘런’은 중간 쯤 속도가 갑자기 바뀌는 독특한 스타일의 힙합곡이다. 연주곡 ‘블로섬’ ‘인트로’ ‘숲’ 등에서는 오리엔탈 계열의 몽환적인 느낌이 새나온다.

가사가 재미있는 ‘바보’는 아이돌 여자에 심하게 빠져 지내는 주변 음악 스태프를 바라보면서 쓴 노래며, 영어로 된 ‘오버’는 인터넷을 통해 해외 팬들과 적극 교류하기 위해 제작된 음원이다.

“지난 6집 앨범이 실험성이 강조된 자유로운 앨범이었다면 이번에는 잘 정돈됐다는 느낌이 있을 겁니다. 전체적으로 록적인 사운드도 많이 가미했고요.”

소소한 이야기도 물었다.

배우인 강혜정과 결혼한 후 신혼 재미가 쏠쏠할 타블로는 5월 쯤 2세를 맞는다. 타블로는 강혜정을 두고 “입덧도 없고, 뭘 사오라고 시키지도 않을 만큼 편한 아내”면서 “아이의 태명은 ‘볼트’라고 부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만화 영화 주인공이자 강아지인 ‘볼트’는 무턱대고 정의로운게 부부의 마음에 쏙들었다고. 칼같은 음악 평가로 타블로와 미쓰라진을 자주 긴장시키기도 한다.

지난 9월 미모의 애인과 결별한 미쓰라진은 “혼자 지내도 나쁠 것은 없다”며 입을 악물었다. 군에 있는 DJ 투컷은 비슷한 시기 입대한 힙합그룹 다이나믹 듀오과 함께 군 위문 공연으로 더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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