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4인이 꼽은 2010시즌 키워드

'2010시즌은 ( )에 의해 좌우된다.' 

프로야구 해설위원 4인에게 빈칸을 채워달라고 했다. 2010시즌 전체 순위를 좌지우지할 키워드다. 해설위원들로서는 전체 전력 분석 과정에서 가장 애매하게 여긴 부분이기도 하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과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 )에 들어갈 답으로 외국인투수를 지목했다. 또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은 8개구단 마무리를 적어낸 가운데 4년만에 중계석에 복귀한 하일성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백업 내야수의 존재감에 주목했다. 

#허구연 위원→(용병투수)

허 위원은 "용병투수에 의해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8개 구단 16명 용병 중 14명이 투수다. 이들의 활약 여부가 가장 큰 변수"라며 "검증된 용병 선발을 보유한 삼성이 가장 안정돼 보이지만, 최하위로 예상되는 한화도 카페얀·데폴라의 활약에 따라 4강진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화가 약체로 지목됐지만 확실한 선발 류현진이 버틴 데다 새 용병 두명이 활약한다면 3인의 에이스를 보유하게 되므로 '투수놀음'인 야구 특성상 강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우승한 KIA 역시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한 원동력이 로페즈·구톰슨이 선발 마운드를 잘 이끌었기 때문이다. 이는 올시즌 용병 대부분이 선발투수로 채워진 원인이기도 하다. 결국 올해도 용병의 어깨가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하일성 위원→(백업 야수진)

하 위원은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된 마운드에 초점을 맞췄다. 각 팀의 투수 전력 강화, 좌우로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이 투고타저로 이어지면서 투수전 양상의 박빙 승부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백업 야수진이 프로야구 판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마운드 강세로 3점차 이내 승부가 많아지면서 대타, 대주자 기용이 많아질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포인트다. 뒤를 받치는 선수들의 어떤 수비를 보여주는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동력을 갖췄는가가 중요하다"며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투입될 백업멤버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팀 당 133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프로야구에서 1군 주전급 기량의 백업 라인업을 보유한 팀이 장기 레이스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백업 야수진 강화는 최근 각 팀이 전력 보강을 위해 가장 주력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가 크면 클수록 순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게 하 위원의 분석이다.

#이순철 위원→(8개구단 마무리)

이 위원은 "어느 한 구단도 마무리가 확실한 곳이 없다"고 했다. "삼성 오승환이 부상에서 벗어나 그래도 8팀 마무리 중 가장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아직은 잠재적인 위험요소가 있다고 봐야한다. 결과적으로 오리무중인 8개구단 마무리 판도가 어떻게 전개되는냐에 따라 경쟁구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위원의 지적대로 올시즌 마무리투수에 100% 신뢰를 보낼 만한 구단은 보이지 않는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마무리로 낙점했던 양훈이 시범경기 막판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자 외국인투수 데폴라를 마무리로 세우기로 했고, 넥센 김시진 감독은 장고 끝에 경찰청에서 제대한 손승락을 마무리로 세웠다. 또 LG는 일본인투수 오카모토를 마무리로 영입하는 등 각 구단은 마무리 얘기만 나오면 저마다의 사정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마무리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구단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란 게 이 위원의 진단이다.

#이용철 위원→(용병투수)

이 위원은 "외국인선수 14명이 투수인데 이는 각 팀 마운드가 약점이었다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와 더불어 "외국인선수는 이제 보너스 개념이 아니라 전력의 핵심이 됐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외국인선수의 질도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각 팀의 외국인선수들은 이전과 달리 스카우트를 직접 파견해서 데려온 선수들이어서 신뢰감이 깊다. 류현진 외에 토종 1선발도 없는 현실이다. 외국인투수들의 성적이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올시즌 스트라이크존이 이전보다 넓어진 것에 주목했다. 

이 위원은 "스트라이크존 변화와 맞물려 짧은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대거 유입됐다"며 "싱커·커터·슬라이더 투수들이 많이 들어왔는데 바뀐 스트라이크존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결국 제도의 변화에 용병들이 가장 유용한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