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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060년 고갈 위기

"들어오는 돈은 졸졸, 나갈 돈은 콸콸."

국민연금 등 4대 공적연금 가입자가 2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자금 고갈에 따른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11일 관계부처와 각 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공적연금 가입자는 2010만6000명으로 전년(1978만8000명)보다 31만8000명(1.6%)이 늘었다. 

도시 자영업자들이 국민연금 가입 대상에 포함되면서 1000만명 시대를 돌파한 1999년 이후 10년 만에 2000만명 시대에 들어선 것. 수급자도 300만명을 넘어서면서 연간 지급액은 이미 18조원을 웃돌고 있다.

공적연금 가입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국민이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연금 재정에 구멍이 뚫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들어오는 돈에 비해 나갈 돈이 점점 많아지는 지금의 제도 때문이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이미 적자여서 정부가 부족분을 보전해 준 지 오래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들 연금의 구멍을 메워 주고 있는 것인데, 그 액수가 지난해 근 3조원에 달했다. 이 보전액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 매년 수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국민연금 부분이다. 지난해 공무원연금 수급자는 29만3000명, 군인연금 수급자는 7만6000명이다. 반면 국민연금 수급자는 280만9000명으로 다른 연금 수급자의 10배 수준에 이른다. 게다가 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700여만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은퇴 시점을 맞으면서 국민연금 수급자 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의 경우 아직은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더 많다. 하지만 오는 2047년께부터는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지게 되고, 이대로 가면 2060년에는 기금이 고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280만9000명이던 수급자가 2020년 469만4000명, 2030년 780만2000명 등으로 급증하면서 지급액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은 자녀수)이 1.19명에 불과할 정도로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연금 고갈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2050년께면 젊은 생산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형편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생산인구로부터 국민연금을 왕창 더 걷거나 국민연금 수령액을 대폭 줄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얘기도 정부 관계부처와 학계에서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국민연금과 다른 연금의 지급액 편차도 언제가 터질 화약고다. 현재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 지급액의 2.5배 수준으로, "국민 세금으로 공무원들의 노후만 챙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은 지금 상태로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며 "특히 국민연금이 100만원을 받으면 공무원연금은 250만원 수준을 받는 지금 상태는 상당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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