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승객 화나게 만드는 KTX

'정시율 98.3%로 고객의 시간 가치를 상승시킨 KTX.'

지난 1일 개통 6주년을 맞은 고속철도 KTX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코레일 측의 보도자료에 나온 문구다.

그러나 2010년 KTX 승객들의 체감만족도는 전혀 다른 것 같다. 잦은 지연운행에 대해 KTX 이용객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늦게 도착한 데 따른 지연 보상제도가 있으나 코레일 측에서 이마저도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덮고 넘어가면서 고객들의 항의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KTX는 지난달 14일부터 오송역 신설공사로 열차마다 5분 이상 지연되고 있다. 정시에 도착하는 열차를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이에 대한 코레일 측의 홍보가 부족한 가운데 사전에 이를 알지 못한 승객들은 지연에 따른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적지 않게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19일 밤 9시20분에 부산을 출발해 서울로 가는 KTX 180열차는 대전역에서 전력 문제로 고장이 나 10여분간 긴급 수리를 하는 바람에 결국 20여분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정전이 이뤄지고 시동이 꺼지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으나 KTX 측은 한참 후에야 사고원인을 방송하는 등 승객들에 대한 배려가 늦었다.

결국 20일 0시17분께 서울역에 도착할 예정이던 열차는 0시37분에서야 도착했다. 그런데 KTX 측은 서울역 도착 직전 안내방송에서 '19분이 늦어서 죄송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승객들은 '코레일 측에서 지연보상금을 주지 않기 위해 지연시간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코레일 측에 항의했다.

KTX는 20분 이상 지연된 경우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정한 금액으로 현금 혹은 할인권으로 보상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용객 김대환씨(32)는 "도착 직전 방송에서 19분 지연이라고 했지만 서울역 도착 당시에는 분명 20분이 넘었다"면서 "코레일 측이 지연보상을 하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시간을 속인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서울역 코레일 담당자는 "우리 계시기에는 분명 19분으로 나왔다"는 군색한 답변만 되풀이했다.

또 다른 승객 이미진씨(30·여)는 "정시에 도착했다면 막차 버스를 타고 귀가할 수 있었는데 20분이나 늦어져 택시를 타게 생겼는데, 코레일 측에서는 승객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마저 회피하는 태도를 보여 기분 나빴다"고 성토했다.

잦은 지연과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회피하려는 코레일. KTX 정시율 98.3%라고 자랑하기에 앞서 '승객들을 먼저 배려하는 기본이 아쉽다'는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귀울여야 할듯하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