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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라스베이거스를 꿈꾸는 국경도시 ‘보텐‘

# 라오스에서 중국으로 가는 방법
라오스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걸어서 중국으로 가는 길이 두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퐁살리(Phongsali) 북쪽 오누아(Ounua)를 통과해 중국으로 입국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길은 라오스와 중국인의 교역을 위해 설치한 국경으로 외국인의 출입을 제한한다. 따라서 라오스나 중국 사람이 아닌 일반 여행객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곳을 통해 국경 넘기가 쉽지 않다.
또 하나는 카지노로 유명한 국경도시 보텐(Boten)을 통과하는 길이다. 이곳을 통행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중국인이지만 여행객들의 출입도 잦은 지역으로 하루에도 수십대의 인터내셔널 버스가 이곳을 통과한다. 인도차이나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중국에서 육로로 라오스를 입국할 경우 주로 통행하는 길이다. 반대로 라오스를 거쳐 중국으로 가는 여행자들도 보텐을 통과해 중국 쿤밍(Kunming)으로 들어간다.
라오스 내에서 보텐을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비교적 가까운 루앙남타에서 버스를 타거나 보께오주(州) 훼이싸이에서도 갈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또 우돔싸이에서도 보텐이나 중국 모한과 쿤밍으로 가는 버스가 하루에 한두 번씩 출발하기 때문에 큰 불편함은 없다.

#한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루트
한국인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루앙프라방(Luang prabang)과 수도 비엔티안에서도 하루 한편의 버스가 쿤밍으로 승객을 실어 나른다. 루앙프라방에서 출발하면 꼬박 24시간, 비엔티안(Vientiane)은 35시간 소요되고 생각하기에 따라 지루한 여행길이 될 수 있다.
루앙프라방은 주정부청사 인근 북성빈관 앞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해 24시간을 달려 다음날 오전 7시, 쿤밍(곤명)에 도착한다. 돗대기시장 같이 어수선한 중국버스를 타고 24시간 간다는 것이 결코 짧은 여행은 아니지만 꼬박 하루를 버스에서 먹고 자며 국경을 넘는다는 것 자체가 섬나라나 다름없는 우리들에게 또 다른 여행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뜯기고 패인 열악한 도로사정으로 시원스레 내달릴 수 없다는 것이 여행내내 속을 뒤집어 놓고, 두고두고 곱씹을 얘깃거리도 수없이 생산해 내는 길.

비엔티안과 루앙프라방에서 출발한 버스는 북쪽으로 120㎞떨어진 빡몽(Pakmong)삼거리에서 첫 갈림길을 만난다. 티(T)자형 삼거리 빡몽에서 왼쪽은 우돔싸이(Oudomxay/므앙싸이)요 오른쪽은 삼느아로 가는 길이다. 버스도 힘에 겨운 듯 평균시속 25Km이상 달릴 수 없는 험준한 고갯길. 해발 1000M의 구불거리는 산길을 3시간 이상 달리고 먹먹했던 귀가 풀릴때 우돔싸이에 도착한다.
짧은 거리지만 긴 시간이 걸리는 것은 지난 2008년 수해당시 두부처럼 잘려나간 아스팔트 탓이다. 이 길에 비라도 내리면 깎아지른 법면이 무너져 토사가 흘러내리고 쓰러진 나무가 바리케이트가 되어 길을 막아서기도 한다. 그러나 루앙프라방에서 쿤밍으로 향하는 육로는 이 길 하나뿐, 선택의 여지는 없다.

# 카지노도시 보텐은 라오스 내 작은 중국
어렵게 도착한 우돔싸이는 해발 400가 조금 넘는 교통의 요충지다. 이곳에서 퐁살리도 갈 수 있고 싸냐부리(Xayabury)와 맞닿은 빡뺑(Pakbeng)도 여기서 출발한다. 중국으로 가는 길목 보텐과 루앙남타, 훼이싸이도 이곳에서 길이 갈린다. 두번째 갈림길이다.
쿤밍으로 가려면 흔히 '보텐삼거리'로 알고 있는 '나트이(Nateuy)삼거리'까지 가야한다. 그러나 이 도로 또한 만만치 않은 길이다. 확포장공사로 빡몽-우돔싸이 도로처럼 파헤쳐지긴 마찬가지. 중국의 지원으로 공사가 한창인 이 도로는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길을 따라 2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4시간 이상 달린 후에야 세번째 갈림길 나트이삼거리에 다다를 수 있다.
보텐은 이 삼거리에서 정확하게 19㎞ 더 북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매 1㎞마다 어김없이 설치된 이정표에는 차이나보더(Chana Border)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이렇듯 중국과 맞닿은 보텐은 분명 라오스 땅이지만 라오스가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사뭇 다른 정취를 풍긴다. 사람은 물론 상점 간판도 한문일색이고 라오어가 잘 통하지 않는 라오스내 작은 중국이다.
라오스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카지노가 있어서 일까? 보텐은 중국인들이 밀려들고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해 도시 전체가 살아 움직이듯 꿈틀거리고 있다. 신축하는 호텔이 즐비하고 아파트를 짓느라 노동자들의 손길이 부산스럽게 느껴진다. 사방을 파헤친 도로로 거리는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활력이 넘치는 국경 도시.
보텐은 라오스 최대의 위락단지를 꿈꾸며 우화하듯 하루가 다르게 변신하고 있다. 이름이 아름다운 최북단 국경도시 '보텐', 라오스에서 중국을 여행한다면 지루한 버스에서 잠시 내려 하루쯤 쉬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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