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KRA가 우리말을 지킵니다]일본어 판치는 세계 바둑계

한국 바둑은 세계 최강을 자랑한다. 그런데 바둑 용어는 일본어가 세계의 주류다. 일본이 일찍부터 세계에 바둑을 보급한 결과다. 이 때문에 유럽이나 미주, 아시아 대부분의 나라 바둑팬은 ‘바둑’을 ‘고’라고 부른다. ‘고’는 바둑을 뜻하는 일본말이다.

우리나라에서 널리 쓰이는 바둑용어 중에도 일본말이 참 많다. “한 수만 더 두면 상대의 돌을 잡아먹을 수 있다”는 의미의 ‘아다리’나, “상대가 이 편의 한 점을 따내도 다시 그 자리에 두어 떨어지게 되는 모양”을 뜻하는 ‘우데까시’는 순 일본말이다. 이들 말을 우리말로 하면 ‘아다리’는 ‘단수’, ‘우데까시’는 ‘환격’이나 ‘되따냄’ 정도가 된다.

이외에도 ‘대붕설’ ‘소붕설’ ‘천원’ 등 일본식 한자말이 부지기수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하루바삐 이들 일본식 한자말을 몰아낼 수 있는 우리식 바둑용어 정립이 필요하다. 아울러 그런 용어를 세계에 전파하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그래야 바둑 세계 최강국의 위신이 선다.

한편 바둑에서 “꽁수를 부린다”거나 “꽁수 때문에 졌다” 따위 표현처럼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을 뜻하는 말로 ‘꽁수’가 널리 쓰인다. ‘꽁수’는 바둑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인다. 하지만 ‘꽁수’의 진짜 뜻은 “연의 방구멍 밑의 부분”이다. 아마 우리는 평생 쓸 일이 없는 말일 듯하다.

“꽁수를 쓴다”거나 “꽁수에 속았다” 따위 표현에 쓰인 ‘꽁수’의 바른말은 ‘꼼수’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