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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 출시 한달, 성적표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이하 스타2)가 27일로 오픈베타 한 달을 맞는다. 올시즌 최고의 기대작이란 명성에 걸맞게 스타2는 출시 전부터 온갖 화제를 몰고다녔다. 국내 업계에서는 스타2 출시를 전후해 신작 발표를 연기하는 모습까지 연출했을 정도. 그러나 막상 스타2가 뚜껑을 연 이후 기대했던 것만큼 시장의 반응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그래픽 카드 문제, 일부 PC방 업주와의 갈등 등 여러 논란 속에 유저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일부에서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내고 있다. 스타2 출시 한 달, 성적표는 어떻게 나왔을까.

△외국서는?

지난달 27일 전세계 동시 발매에 들어간 스타2는 이틀 만에 150만장이 팔리는 대박을 기록했다. 이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장르 사상 최단 시간 최다 판매 기록. 이같은 초반 성공에 힘입어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스타2의 올해 판매량을 650만장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타2의 초반 인기몰이는 물론 전작의 명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전작인 스타크래프트는 1998년 출시 후 세계적으로 1100만장 이상 팔린 가장 성공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그만큼 검증받은 콘텐츠의 후속작을 기다려온 게이머들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에선?

출시 첫주 PC방 순위에서 20위권 안팎을 맴돌던 스타2는 한 달여를 맞은 22일 현재 게임트릭스 순위에서 마침내 10위권에 턱걸이로 진입했다. '아이온' '서든어택' 등 10위권에 자리를 굳힌 터줏대감들의 공고한 벽을 뚫기가 그만큼 녹록지 않았다는 의미다. 물론 다른 게임 같으면 이것만 해도 대단한 성적이지만 스타2이기에 얘기가 다르다. 특히 많은 이들이 출시되자마자 1위에 올라 87주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이온'과 비교하며 스타2의 초반 성적표에 고개를 젓고 있다. 한국시장의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전작의 성과 때문. 전작의 경우 전세계 판매량 1100만장 중 40%에 이르는 450만장이 한국에서 팔려 블리자드가 세계적 게임업체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블리자드가 한국 유저들에게만 한시적으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배려를 한 것도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한 때문이다.

△왜?

유저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지만 '게임의 완성도'만은 이견이 없다. 그러면 스타2는 왜 기대했던 폭발력을 보이지 못하는 것일까. 먼저 시장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스타1이 등장했던 1990년대 후반과 현재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한다. 즉 콘텐츠가 부족했던 당시에는 스타1에 필적할 게임이 적었지만 현재는 선택의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유저들의 취향이 변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MMORPG의 득세로 국내 게임 트렌드가 '스타'류의 개인간 전투보다는 게임 내에서 유저들이 모임을 만들고 집단을 이뤄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쪽으로 변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발표 이후 정식 출시까지 시간이 늦어지며 관심이 분산된 점, 과금정책에 대한 이견으로 PC방 설치가 늦어진 점 등도 꼽힌다.

△전망은?

PC방 순위에서 보듯 일단 스타2가 상승국면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실제로 일선 PC방의 경우 스타2를 즐기는 유저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고양시 행신동의 한 PC방 업주는 "스타2 설치를 요구하는 주문이 늘고 있다"며 "마니아층 중심으로 싱글플레이를 즐기는 유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섣부른 전망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현재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스타2가 유료로 전환된 후 반응이 어떻게 달라질지 미지수다. 또 싱글플레이가 스타2의 상승세를 주도하는 상황을 놓고 볼 때 미션을 끝까지 마친 후 정작 유료화 시점에서 유저들이 스타2에 남을지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여기에 스타2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전작의 인기가 여전한 점도 블라자드 측에는 부담이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관계자는 "오픈베타 기간인 만큼 PC방 이용자들만을 집계한 수치만으로 스타2의 인기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게임 커뮤니티 등에서 반응은 매우 좋아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1의 폭발력이 워낙 엄청났다"며 "그것을 뛰어넘어야 성공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게 스타2의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조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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