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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이물질 투척에 “내려가” 고함까지…도에 지나친 관중들

9회말 2사에서 롯데 조성환의 머리를 맞춘 기아 마무리 투수 윤석민이 경기 종료후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여 사죄하고 있다. 사직|연합뉴스

"내려가! 내려가!"

최소 경기 500만 관중 시대에 걸맞지 않는 추태가 벌어졌다. 그것도 '구도'를 자처하는 사직구장에서였다.

롯데와 KIA가 격돌한 24일. 사태는 경기가 끝나갈 무렵인 9회말 2사 후에 발생했다. 

KIA의 구원 투수 윤석민이 변화구를 잘못 던져 롯데 3번 조성환의 머리를 맞힌 것. 공교롭게 투수가 윤석민이라는 게 원인이었다. 

그는 지난 15일에도 롯데 홍성흔의 왼손 등뼈를 맞혀 그에게 시즌 아웃의 부상을 입혔다.

때문인지 사직구장엔 삽시간에 걷잡을 수 없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관중은 물병 등 이물질을 사직구장에 끊임없이 투척했고, 선수를 향해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수비에 나선 KIA 선수들은 경기 집중보다 일단 이물질을 피하기 위해 신경써야 했다.

롯데 조성환이 24일 사직 KIA전에서 9회말 2사 후 윤석민의 투구에 머리를 맞고 쓰러져있다. 이후 관중의 이물질 투척 소동으로 경기가 7분 동안 중단됐다. 사직|연합뉴스

윤석민이 사과를 표시한 뒤 다음 타자를 상대하고자 했지만 과격한 롯데팬은 도에 지나친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내려가! 내려가!"를 외치며 윤석민이 마운드를 떠날 것을 강요해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급기야 구장 아래쪽 관중 일부가 물병은 맞은 뒤 과격한 팬에게 항의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그만해! 그만해!"라는 외침이 나왔지만 몇몇 관중은 막무가내였다. 롯데가 패한 직후 다시 물병이 그라운드에 쏟아졌다.

이날 롯데는 '야구의 날' 행사 일환으로 일반석 입장료를 반값으로 깎는 이벤트를 벌였다. 전날인 23일은 한국 야구가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지 2주년이 되는 날. 하지만 그 의미에 거꾸로 가는 행동이 시즌 100만 관중을 눈 앞에 둔 사직구장에서 벌어졌다. 야구를 즐기기 위해 온 평범한 관중이 오히려 야구장을 떠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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