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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신성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07년 국내서 데뷔했던 6인조 남성 그룹 초신성은 2008년 돌연 국내서 자취를 감췄다. 팬들 사이에서 궁금증이 크게 일었다.

이들을 둘러싼 최근 소식은 뜻밖에 일본에서 날아들었다. 일본에서 낸 첫 데뷔 음반이 오리콘 싱글 데일리차트 5위를 기록했고, 이후 일본에서 발표한 9장의 앨범 모두가 오리콘 차트 6위권 내에 들었다는 소식이다.

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도 제작됐고, 일본을 대표하는 가수로 해외 행사까지 다닌다는 의외의 소식까지 속속 전해지면서 국내 가요계 및 가요팬들 사이에는 탄성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그제서야 팬들도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엄청난 일을 몰래 진행했구나"라며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사이 초신성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저희들도 실감이 안납니다."

최근 3년만에 국내 활동을 재개한 초신성은 스포츠칸을 들러 그간의 일을 소상히 털어놓았다. 이들에 따르면 일본 초행길은 2008년 중순이다. SG워너비의 현지 콘서트에서 잠깐동안 무대에 서는 게스트로서였다. 

"원래 저희들 말고 다른 팀이 게스트로 초대됐는데 갑자기 펑크가 났어요. 이른바 '땜방용'으로 우리가 일본을 건너가게 된 거였죠. 그때 여권을 새로 만든 멤버도 있고, 그저 복잡한 심경을 달랠 겸 일본 구경이나 하자는 취지로 일본을 방문했지요."

당시만 하더라도 초신성의 팀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국내 데뷔 음반으로 TV 활동을 왕성히 벌였지만 국내 차트 17위가 최고의 성적이었다. 그 마저도 곧바로 하락했다. 새 앨범이 더이상 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돌았고, 급기야 팀의 리더 윤학은 가수활동을 그만두겠다고 멤버들에게 선언하는 일까지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잠시 올랐던 일본 게스트 무대 이후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지요. '초신성이 꽤 괜찮다'는 입소문이 삽시간에 퍼지고, 그게 일본 유명 음반사의 귀에까지 들어가고…. 우린들 그렇게 될 줄 알았겠어요?"

유니버셜 재팬, 포니캐년, 소니재팬 등 현지 3대 음반 유통사가 초신성에게 러브콜을 던졌다. 국내에서 머물던 이들을 직접 찾아와 본격적인 현지 진출을 권하는 특이한 사례도 이어졌다. 

운명이었을까. 때마침 초신성에는 일본어에 능통한 멤버가 많았다. 멤버 윤학은 일본에서 대학을 다닌 적이 있고, 광수도 예전 기획사에서 6개월간 일본어 연습을 한 바 있다. 멤버 성모는 친척중에 일본인이 있고, 건일 역시 일본 대중문화 마니아여서 일본어를 곧잘 했다. 

멤버 건일은 "일이 그렇게 커져버렸다"면서 "2008년 9월 일본 도쿄의 공연장 제프도쿄 등 2곳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는데 무려 1800석짜리 공연장이 팬들로 가득 차버렸다"며 놀라웠던 순간을 회상했다. 

2009년 9월9일 첫 데뷔 싱글 '키미다케오츠토'(너만을 쭉)는 발표 당일 오리콘 싱글 5위로 직행했다. 멤버 모두가 그날의 생생한 풍경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우리의 일을 봐주는 에이전시 '자칼' 직원들이 그 사실을 전하며 엉엉 우는 거에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나봐요. 스태프들이 전부 다 울어서 우린 그저 '일본 사람들이 감성이 남다르구나'라고만 생각했죠. 그 성적이 대단할 줄도 몰랐고 당시엔 몰랐고요. 하하."

멤버들이 울음을 터뜨린 것은 그후로 한참 뒤 도쿄에서 연 악수회에서였다. 이번엔 무려 4000명이 초신성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참가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멤버 건일이 눈물을 터뜨렸고, 삽시간에 현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그러잖아요? 문화도 언어도 다른데, 얼마나 감사해요. 한국에서는 제대로 인정받을 기회도 없었고…. 모습이 추할 정도로 울어댔지요."

초신성은 이후로도 승승장구했다. 일본 유명 캐릭터인 헬로키티의 홍보대사가 되기도, 세계적인 초콜릿 제조업체 고디바의 일본 신상품 홍보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다. 일본 대표 가수로 하와이에서 열린 UN 자선 음악회에 참가해야했던 순간도, TV아사이·NHK 등지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던 순간 모두가 꿈만같다고 멤버들은 입을 모았다. 이들의 현지 콘서트 입장권은 일본 옥션에서 한때 40만엔(500여만원)까지 치솟았다. 

최근 이들은 국내에서 두번째 음반을 냈다. 달라진 위상으로 돌아온 이들에게 사람들은 '금의환향'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고 있는 중이다. '타임 투 샤인'(이제는 빛날 시간)이라는 음반명도 이들의 남다른 각오를 반영하고 있다.

현재 가장 잘나가는 국내 작곡가 용감한 형제가 3년만에 국내 활동을 재개한 초신성에게 '그리운날에'라는 노래를 제공했다. 노래와 무대는 한결 성숙하고 여유로워진 초신성의 새로운 입지가 잘 드러난다.

"보디가드까지 동원하는 일본 공항의 풍경과, 한국 공항의 그것은 아직까지 사뭇 다릅니다. 일본에서 잘되는 만큼 한국에서도 성공하고 싶다는 희망이 점점 더 커져갔고요. 잘 될 겁니다. 이제 초신성이 한국에서도 빛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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