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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독백]설경구 “와이어 첫 도전, 재밌었어요”

"저는 한 3줄 정도는 매달 줄 알았어요. 그런데 딱 한 줄이더라고요. 처음엔 무서웠는데 해보니까 재미있던데요."

배우 설경구가 또 몸을 던졌다. '역도산'을 위해 28㎏을 찌우고 '공공의 적 2'에서 다시 그 만큼을 감량하고, '사랑을 놓치다'와 '그놈 목소리'에서 각각 6㎏, 10㎏를 더 줄이는 등 몸을 던져 연기했던 그다. 그가 이번엔 5층 옥상에서 몸을 던졌다. 가느다란 한 줄에 의지해서…. 

내달 9일 개봉하는 영화 '해결사'에서 '온몸 액션'을 보여줄 설경구를 만났다. 

■"촬영장에선 나보다 이정진이 인기"

영화 속 강태식은 잘 나가던 전직 형사였다가 지금은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죠. 평범한 의뢰라고 생각하고 급습한 불륜 현장에서 살인 누명을 쓰게 되죠. 24시간 동안 누명을 벗으려고 애쓰는 과정이에요. 

관객들은 재미있게 보겠지만 찍을 땐 힘들었어요. 장소 헌팅을 갔는데, 할 만 할 것 같더라고요. 5층에서 떨어지는 건 내가 하겠다고 나섰죠. 권혁재 감독은 제가 당연히 그런 걸 해본 줄 알고 오케이를 했고요. 처음 뛸 때는 당연히 무서웠죠. 줄 하나에 생명을 의지해야 하니까. 순간 멈칫했는데, 한번 하고 재미있어지던데요. 하루 종일 계속 떨어졌어요. 살 빼는 것보다는 와이어 액션이 더 쉬웠던 것 같아요(웃음). 

대전에서 80%이상을 찍고, 덕분에 대전에서 3개월간 머물렀어요. 대전시청 앞 8차선 도로를 막고 찍는 등 촬영 지원은 원 없이 받았어요. 지나가던 아주머님들이 현장을 보고 배우 이름을 부르며 응원해 주셨죠. 누구 이름을 많이 부르냐고요? 당연히 '비덩'(이정진의 별명)이죠. (이)정진이 때문에 '남자의 자격' 찍으러 온줄 알더라고요. 

촬영장에선 정진이가 인기였지만 영화 속에서는 오달수와 송새벽 콤비가 웃음을 선사해요. 오달수씨가 형사 역에 첫 도전하는데, 그간 주로 교도소 가는 역을 했지 보내는 역을 처음이잖아요. 본인도 "해도 되냐"고 망설였다고 하더라고요. 전 적극 추천했어요. 왜 대한민국의 형사는 기주봉과 강신일 뿐이어야 하냐, 왜 오달수는 형사 구속만 되냐고. 

■패스트푸스 세대 감독과 첫 호흡

현장에서 권 감독이 나이가 어린 편이었어요. 신인 감독이라 제가 가지는 부담이 있는데, 작업하면서 믿음이 커졌어요. 장점은 뚝심, 여유, 그리고 덩치(웃음)? 현장에서 쓰는 천 의자가 찢어질 것 같았다니까요. 자기는 촬영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 살쪘다는 데, 피자와 햄버거를 무지 좋아해요. 누군가 제게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감독과 첫 작업 아니냐"고 하더군요. 그동안 이창동·강우석·송해성 등 된장찌개나 청국장 좋아하는 감독 만났는네, 80년생 감독님을 만났으니까. 

그런데 권 감독이 '애 어른'이라 전영록의 '불티'를 좋아해요. 제 첫 의상이 빨간 점퍼에 달라붙는 청바지, 흰색 운동화, 잠자리 선글라스 그리고 손가락 장갑이에요. 그러면서 우리 영화 엔딩에 '불티'를 편곡해서 깔고 싶다는 거에요. 

자기는 그 노래가 좋다고. 유추해 보니까 전영록 선배가 '불티'를 불렀을 때 의상을 나한테 입힌 거더라고. 아 그리고 소매 꼭 걷어야 한다지 뭐에요(웃음). 젊은 감독과 내가 만나서 긍정적인 화학작용을 이룬 작품이라 재미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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