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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IN]‘진지청년’ 삼성 차우찬의 유쾌한 성장기

단지 ‘강해졌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단연 압도적이다.

 
삼성 차세대 왼손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차우찬(24) 이야기다.
 
올시즌 9승1패에 방어율 2.15를 기록 중인 차우찬은 후반기 5승 무패에 방어율 2.68을 작성하는 등 류현진(한화)·김광현(SK)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큼 괴물같은 페이스를 뽐내고 있다.
 
9연승에 선발 8연승, 1승만 더 거두면 승률왕 타이틀도 거머쥘 수 있다.
 
지난해까지 프로 데뷔 4년 동안 6승9패1세이브가 고작이었던 차우찬이 ‘특급’으로 올라선 비결은 무엇일까.
 
△노력 끝에 찾은 밸런스와 자신감
 
시즌 전까지 차우찬은 시속 150㎞에 육박하는 좋은 공을 갖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밸런스와 자신감이 없었던 게 이유다.
 
하지만 올시즌 따로 놀던 상·하체를 일렬로 맞추다 보니 들쭉날쭉하던 제구력이 잡히고 공끝에 힘이 붙었다.
 
지금의 완벽한 밸런스를 잡은 건 5월 중순 2군에서다.
 
차우찬은 “양일환 2군코치와 함께 맞는 투구폼을 찾기 위해 다양하게 실험했다. 이렇게 해봤다가, 저렇게 해봤다가,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던 어느 날 딱 느낌이 왔다”며 “내가 원하는 공을 뿌리게 된 것이다. 그 뒤로 그 느낌을 잊지 않고 있다”고 했다.
 
요즘 차우찬은 거침없이 스트라이크를 꽂는다. 자신의 볼에 대한 믿음이 붙었다는 증거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내 공에 대해 긴가민가했다. 상대 타자와 승부에서 내가 먼저 숙이고 들어가다보니 제구가 잘 될 턱이 없었다”는 그는 “밸런스가 잡힌 뒤로 한 두 경기 호투하다 보니 ‘내 공이 통한다’는 자신감이 쌓였다. 한 가운데 던진다고 해서 반드시 안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했다.
 
△10승은 또 다른 도전의 시작점
 
성실성은 차우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 어찌보면 그가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진지 청년’으로 통하는 차우찬은 늘 자신에게 엄격하다. 생활은 오로지 야구 하나에만 맞춰져 있다. 조금이라도 야구에 방해되면 멀리하고 머릿 속에 긍정을 가득 채워 넣는다.
 
“야구가 가장 재미있다”고 빙긋 웃는 차우찬은 삼성 선발 한 축을 온전히 차지했음에도 “아직도 나는 땜질 선발일 뿐 갈길이 멀었다”고 스스로 채찍을 들었다.
 
그런 차우찬은 올시즌 목표를 계속 상향조정 해왔다. 출발선상에서 80이닝만 채우자고 다짐했는데 뚝뚝 떨어지는 방어율에 차곡차곡 쌓이는 승리가 눈에 들어왔다. 수준급 투수의 지표라는 2점대 방어율을 사실상 확정지은 상황에서 마지막 관문 10승을 남겨두고 있다.
 
차우찬은 남은 두 차례 선발 기회에서 꼭 10승을 채우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차우찬은 “내 야구인생에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10승 투수’가 되면 어떨 지 기대된다”며 “가능하다면 승률왕도 꼭 차지하고 싶다”고 야무지게 말했다.
 
장기 목표도 있다. 그는 “내년, 내후년 계속 잘해서 태극마크를 꼭 달아보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차우찬의 유쾌한 도전은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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