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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학력 입증이 남긴 것

'타진요'와 '타진알'의 공방전은 일단 '타진알'의 승리로 판명나는 분위기다.

 
'MBC 스페셜'이 지난 1일 방송한 '타블로, 스탠퍼드 가다' 편에서 가수 타블로(사진)의 스탠퍼드대 학력을 입증하는 각종 증거자료가 제시된 것.

이날 방송에서 'MBC 스페셜' 제작진은 학교 직원이 직접 타블로의 성적증명서를 출력하고 이를 타블로가 앞서 공개한 성적증명서와 비교해 두 성적표가 동일하다는 사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의 재학 사실을 입증하는 학교 관계자와 동문의 인터뷰도 실었다.

논란의 핵심인 '성적증명서 상단과 하단에 기재된 이름이 다른 점' '동명이인설' '3년 반만에 스탠퍼드를 졸업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점 등에 대해서도 해명하며, 스탠퍼드대 졸업 사실을 검증했다.

이날 방송으로 타블로의 학력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각종 게시판과 커뮤니티에서 "방송을 보고 타블로를 확실히 믿게 됐다"는 의견이 줄을 잇는 가운데 비뚤어진 인터넷 문화에 대한 비판도 확산되고 있다. 다음에는 타블로 학력 논란에 대한 공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대체적으로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우리 카페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다른 논의는 다른 곳에서 했으면 합니다"라며 자신들과 다른 의견을 가진 회원은 강퇴시켜 버린 '타진요'에 대해 '타진알'(타블로의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회원을 비롯한 많은 누리꾼은 "군사정권과 과거 독재정권에서 생각의 자유를 무력으로 짓밟던 그것과 똑같다"는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이름에 대한 의미와 해석은 개인과 사회마다 다른데도 타인의 상식과 다른 사회의 상식은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 석사 학위에는 반드시 논문이 있어야 한다는 오해, 명문 대학의 입학 기준은 SAT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사회만의 상식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소통과 배려의 부재'를 염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주부는 "사실의 진위를 떠나 타진요의 폭력적 행동양식을 못 본 체한 것도 폭력에 동조한 것이라고 자책하게 된다"며 '일단 터뜨리고 보자'는 누리꾼의 행동을 재미있는 일로만 여기고 그냥 지켜본 사실을 반성했다. 또 "연예인의 학력을 왜 그토록 매달려 파헤쳐야만 하는가"라며 "타진요는 학력 위주의 사회가 만들어 낸 기형아들"이라고 사회에 쓴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한 네티즌은 "의혹을 제기하고 비판하는 것도 사회적으로 필요하다"며 "그것이 없다면 전체주의 국가"라고 지적했다. 이 네티즌은 '물론 책임을 염두에 둔 비판'을 의미하는 것이다. 

'타진요'와 '타진알'의 공방은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타블로의 출입국 기록, 미국 대학을 외국인이 들어가기 위해서 받아야 하는 I-20비자 등 의혹을 완전히 종식시킬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논란의 핵심 중 하나인 이중국적 보유 의혹에 대해서 방송은 언급하지 않았다. 폭탄 심지의 불은 꺼졌지만, 뇌관이 제거된 것은 아닌 셈이다.

한편 'MBC스페셜'은 이번주에 타블로 특집 2탄인 '타블로, 그리고 대한민국의 온라인'에서 타블로 사태의 사회적 의미를 조명하고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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