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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난투극’ 진실공방

할머니와 소녀의 몸싸움을 담은 일명 '지하철 난투극' 동영상이 '누구 잘못'이냐는 진실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현장을 목격한 누리꾼들의 제보가 속속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것. 동영상이 처음 유튜브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소녀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그러나 4일 오후부터 실제 현장 목격자의 진술이 올라오면서 비난의 대상이 할머니로 옮겨가는가 싶더니, 다시 이에 반론을 제기하는 목격담이 올라와 진실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매일 2호선을 타는 20대 회사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은 "소녀가 다리를 꼬아 할머니 옷에 흙이 묻은 건 맞다. 하지만 소녀는 바로 사과를 했다. 그런데 할머니는 사과를 받지 않고 갑자기 여학생의 부모님을 입에 담으며 심한 욕을 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말이 서툰 듯해 보이는 소녀에게서 반말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동영상 속의 할머니가 지하철 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여러 차례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할머니는 피해자에서 '폭력할머니'로 돌변했다.

여기에 동영상 속 소녀의 사촌언니의 친구라는 누리꾼은 "할머니가 발 치우라고 해서 애가 죄송하다며 치웠는데 애가 발음이 어눌하니까 이X이 가정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창X 같은 밑에서 자랐나, 말도 제대로 못하네. 너 장애인이니? 이런 식으로 할머니가 인신공격을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잇단 제보글로 할머니가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돌변할 즈음, 이번에는 전혀 상반되는 증언이 또다시 올라와 넷세상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말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옆에 있었다는 한 누리꾼은 "여학생이 사과를 했는데 할머니가 계속 욕설하고 시비를 걸었다는 것은 잘못된 사실"이라며 여학생이 잘못했다는 의견을 적고 있다.

글에 따르면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다리를 꼬고 있으면 공중도덕이 아니지"라는 할머니의 지적에 소녀가 "제 자유인데 무슨 상관이세요. 민주국가에서~"라고 대답하면서 말싸움이 이어졌다는 것. 말싸움 후에도 소녀가 여전히 다리를 꼬고 있자 분이 치민 할머니로부터 "참, 말도 안 듣고, 부모가 어떨지 훤하다 훤해~"라는 말이 나왔고, "당신이 뭔데 내 부모에 대해서 뭐라고 해?"라고 소녀가 맞받아치면서 싸움이 일어났다고 글은 밝히고 있다.

특히 이 누리꾼은 "소녀는 옆에서 말리는 할아버지에게도 '뭐야, 너도 저년(할머니)이랑 같이 왔냐?…너희 둘이 한패구나? 너희 둘다 내가 고소할 거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전혀 상반된 목격담을 놓고 누리꾼들은 "진실이 도대체 뭐냐"는 반응과 함께 "둘 다 잘못했다" "어쨌든 폭력은 안 된다" "그 상황을 방치한 승객들이 더 문제" "어찌됐든 어른에게 대든 여학생이 문제다" 등의 의견을 올리고 있다.

<조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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