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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독백]이성재 “베드신보러 왔다가 사랑이야기에 감동받고 갔으면…“

영화 '나탈리'(감독 주경중)는 '이모션 3D 멜로'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그동안 액션이나 애니메이션 장르에 치우쳤던 3D 입체효과를 멜로 영화에서 선보이겠다는 것. 내용은 명품 조각상 '나탈리'의 실제 모델인 오미란(박현진)을 둘러싼, 조각가 황준혁과 평론가 장민우(김지훈)의 엇갈린 기억을 담았다. 이성재는 황준혁을 맡아 15년 만에 첫 베드신을 선보였다. 첫 베드신이 한국 영화 최초의 3D 베드신이 됐다. 

△사실 '현의 노래'(우륵을 주인공으로 한 주경중 감독의 작품)라는 영화가 있다는 걸 알고 흥미를 느꼈어요. 처음으로 '자존심을 버리고 먼저 전화할까, 메일 보낼까' 고민을 했죠. 주 감독님이 부담스럽다고 미팅을 3주나 미루더라고요. 그리고 만났는데 '현의 노래'보다 앞서 책 한권을 주고 싶다고. 그게 '나탈리'예요. 

책(대본)을 보고 3번 정도 가슴이 흔들렸어요. 판권 때문에 시나리오가 3번 정도 바뀌긴 했지만, 일반 멜로드라마보다 깊이가 더한 사랑 이야기라 빠져들고 싶었어요. 멜로드라마 한 지가 4~5년이나 지나서 그런지 더 끌렸고요. 황준혁이라는 캐릭터도 독특해서 재미있게 연기했어요. 

촬영 횟수가 17회였으니, 제가 찍은 장편 극영화 중에는 최단이죠. 박현진 그 친구와 저는 정말 첫날 베드신을 찍었어요. 그것도 아주 높은 수위로. 전혀 어색함은 없었고, 매번 베드신해 본 사람처럼 일부러 그랬어요. 저도 처음인데, 저까지 그러면 여배우가 흔들리니까. 다행히 몸이 생각대로 잘 따라줬어요(웃음). 

근육 운동을 하지 않은 지 3년이 지났어요. '공공의 적' 이후로 근육 운동에 중독이 됐는데,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한창 할 때는 감기몸살 걸려서 몸이 아파도 운동을 해야 되고, 어디 지방이나 해외 가면 운동 못 한다는 생각에 불안했죠. 3년 전부터는 유산소운동만 하고 있는데, 이번엔 노출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에 촬영 한 달 전부터 근육 운동을 좀 했어요. 홍삼 광고요? 그것도 촬영 당일에 노출이 결정돼서 윗몸일으키기 50번 하고 찍었죠. 하하.

이성재는 광고와 영화에 이어 가수 가인의 '돌이킬 수 없는' 뮤직비디오에서 치명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미중년' 이미지로 굳혀가는 것 같다고 하자, 발끈했다. 

△미중년이라고? 중년은 싫어요. 그렇다고 내가 미소년이나 미청년은 안되니까. 그냥 이성재로 불러줘요. 전 원래 걸그룹은 잘 몰라요. 하지만 딸이 생각나(올해 7월 캐나다로 유학) 가인씨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는데, 그야말로 대박이 났어요. 그런데 정작 딸은 별 얘기 없던데요(웃음). 

난 딸에게 공부하란 말은 안 해요. 그래도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란 영향인지 좀 보수적인 면은 있어요. 지금도 우리 아버지는 "옷이 그게 (뭐냐), 머리가 그게" 이러세요. 지극히 평범한 옷인데도…. 처음 (동국대) 연극영화과 갔을 때도 탐탁지 않아 하셨죠. 대학 다닐 때는 아침 첫 말이 "후회하지 않냐"였어요. 답은 "절대"였죠. 지금은 연기가 아버지와 대화의 끈이에요. 아버지는 내가 배우하기 전까지 본 영화가 '투캅스'뿐이었는데, 아들이 연기한다고 영화잡지도 보세요. 

대학 때부터 20년 동안 연기를 해왔는데, 지금도 배우보다 좋은 직업은 없다고 생각해요. 일탈의 즐거움이 있거든요. 특히 저 같이 내면의 수많은 욕구를 자제하고 절제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직업이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영화를 보고 나서 베드신 장면이 생각 안 났으면 한다는 거예요. 마음 아픈 사랑 이야기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3D 베드신이라는 호기심으로 왔다가 사랑이야기에 감동하고 가면 금상첨화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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