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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용하, 수술도 못하는 부친의 병에 절망

고 박용하가 지난 6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이런 가운데 사업 실패나 측근의 배신 때문이 아닌 투병 중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큰 이유였다는 설이 제기됐다. 

22일 별세한 박용하의 부친과 생전에 가깝게 지냈던 지광스님은 스포츠칸과의 전화통화에서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그동안 말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고 박용하가 아버지 때문에 정신적으로 심한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광스님에 따르면 박용하의 부친은 위암 판정을 받고 지난해 말 치료를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이미 상황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결국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수술 부위를 다시 봉합해야만 했다.

박용하는 상황이 그토록 진행될 때까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을 책망했고, 더 이상 아버지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를 비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용하는 다른 가족들에게조차 아버지의 상태를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심지어 박용하의 부친과 가족들은 수술이 무사히 잘 끝났다고 철석같이 믿었다.

지광스님은 "내가 아는 박용하는 항간에 떠도는 사업실패나 지인의 배신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사람이 결코 아니다. 그보다는 아버지를 그렇게 떠나보내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게다가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알리지 않고 홀로 감추고 살아가야 하느라 큰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평소 박용하가 인생의 모델로 아버지를 꼽을 정도로 아버지를 대하는 것이 남달랐다. 아버지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만 봐도 효자임을 알 수 있다. 만약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났어도 그 슬픔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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