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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독백]강동원, “초능력자 연기에 눈이 힘들었죠”

영화 '전우치' '의형제'로 흥행 배우로 거듭난 강동원이 10일 '초능력자'(감독 김민석)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매 작품마다 변신과 도전을 거듭한 그가 맡은 역할은 눈빛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초능력자 '초인'이다. 유일하게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남자 임규남(고수)를 만나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펼친다. 두 미남 배우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고수는 일상에 만족하고 사는 아주 평범한 노동자로, 그리고 강동원은 의족과 지팡이에 의지한 장애인으로 분한다. 그가 맡은 초인은 비범한 능력을 가졌지만 영웅이 아니고, 배우 강동원은 비범한 외모와 연기력을 가졌지만 소탈한 남자였다. 

▲여자들은 정말 부지런해요

소재가 독특한 영화는 얼마든지 있는데, 완성도까지 갖추기는 힘들죠. 지금까지 봤던 영화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시나리오가 재미가 있어요. 지난해 1월 결정을 하고 시간이 많이 걸렸죠. 저 빼고는 아무것도 진행이 안 되서, 감독님에게 "빨리 촬영하자"고 재촉했어요. 감독은 "시나리오를 고쳐야 한다"고 하고 전 계속 "고칠 것 없다"고 했죠(웃음).

기존 초능력 영화와는 많이 달라요. 초능력보다는 엄청난 최면술사 같은 느낌이죠. 시작할 때 눈에 힘주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눈에 힘주고 부라리는 건 어디서 봤던 느낌이 들까봐 배제시키려했죠. 봉준호 감독님이 고사 지내러 왔을 때 "너 눈알 빠지겠다"고 하시길래 속으로 "좀 다르게 할 건데"라고 생각했는데, 또 할 때는 해줘야겠더군요. 그래서 눈알이 빠질 뻔했어요. 

자신 뜻대로 움직이게 하는 쾌감이요? 원래 영화 속에서는 여러 사람이 한 번에 움직여야 하는데, 하다보면 한 명씩 꼭 틀려요. 쾌감보단 좀 답답했죠. 틀리시는 분이 계속 틀려요(웃음). 막 뛰어가다가 '하나, 둘, 셋'에서 멈추기로 했는데, 꼭 '넷'에 멈추시는 분이 있었는데, 결국 빠졌어요. 

파마머리 나오는데, 제가 지금까지 한 머리 중에 분장 시간이 가장 많이 걸렸어요. '전우치' 때도 20~40분이었는데, 이번엔 짧으면 40분이고 길면 1시간. 전 분장팀에게 항상 "빨리 좀" "괜찮은데 그만 좀"을 외쳤어요.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프거든요. 그런 걸 보면 여자 분들은 정말 대단해요. 현장에 항상 눈에 시커먼 라인을 그리고 오는 친구가 있는데, 제가 그 친구에게 "참 부지런하다"고 했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그리다니, 여자 분들은 진짜 부지런해요. 

▲30대되니 피부 재생이 좀 느려요

앞선 작품이 흥행했지만 흥행보다 좋은 것은 '선방'인 것 같아요. 제 돈으로 찍는 게 아니라 빌려서 찍는 거니까 손해 보지 않는 선방이 흥행만큼 중요한 것 같아요. 흥행은 사실 모르는 거잖아요. 대신 흥행하면 계속 영화 찍는데 무리가 없으니 그게 좋죠. 상('의형제'로 제30회 영평상 남우주연상 수상)도 받으면 좋지만 큰 의미를 두진 않죠. '의형제' 속 송지원은 아무 것도 몰라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던 캐릭터 인데 그걸로 상을 받으니 아이러니하기도 하고요. 만약에 부상으로 '연기력 상승'을 준다면 상에 욕심을 낼 것 같네요. 하하.
그동안 작품 없이 지내는 시간이 없었어요. 데뷔한지 8년 되가는 데, 열 서너 작품 정도 한 것 같아요. 전 최대한 자고 맞춰서 나가는 사람이에요. 분장 받으면서 잠 깨고 현장에서 회의하고 슛 들어가는데, 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안 자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은 합니다. 

노출을 안 하는 이유요? 개인적으로 살이 많이 나오거나 피가 많이 나오는 영화는 별로에요. 원래 탈의를 좋아하지 않고요. 개인적으로는 탈의를 안 하고 싶지만 또 해야 된다고 하면 할 수도 있어요. 단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탈의는 절대 안 해요. 

30대가 되면서 달라진 건 없는데, 피부 재생이 잘 안되요. 상처 나면 빨리 안 나아요. (팔꿈치를 가르키며) 이게 한 달 전 멍인데 안 없어져요.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서른이 돼서 뭔가 확 깨달았어' 이런 건 없어요. 30대에 해보고 싶은 거요? 이미 20대에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못 해봤어요. 이를테면 배낭여행 같은 건데, 저는 남들이 배낭여행간 것 보다 더 즐겁게 일했으니 그걸로 충분해요. 30대에도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못하더라도 좋아하는 연기를 하면서 더 재밌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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