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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아프리카 페이스메이커 영입

치르치르

한국 마라톤이 사상 첫 아프리카 선수를 페이스메이커로 영입, 기록 단축에 나섰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17일 케냐 출신 앤더슨 키프로노 치르치르(22)를 페이스메이커로 영입해 제주도에서 훈련중인 마라톤 대표팀 동계훈련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육상연맹은 올 8월 대구에서 열릴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달 도전을 위해 사상 첫 해외 선수를 훈련파트너로 수입했다. 

키 170㎝, 몸무게 54㎏인 키프로노 치르치르는 지난해 조선일보 마라톤대회에서 개인 최고 성적인 2시간12분01초를 찍고 6위를 차지했다. 2009년 프랑스에서 열린 하프마라톤에서는 1시간1분50초로 3위로 골인하기도 했다. 그동안 주로 선두권 선수가 좋은 기록과 함께 순위 싸움에서 이길 수 있도록 30~35㎞까지 페이스메이커로 뛰었다. 

황영조 육상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은 “하프마라톤 성적이 1시간1분대로 좋은 편이다. 이 정도를 뛰는 선수는 한국에 없고 페이스메이커로는 적당하다”면서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던 지영준은 물론 여러 선수가 훈련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마라톤은 이번 아프리카 선수 영입을 통해 훈련 성과를 높여 2000년 이봉주가 세웠던 한국기록 2시간7분20초의 벽을 깨고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메달권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지난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지영준(30·코오롱)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그동안 국내 경쟁자들의 기록이 한참 못 미쳐 기록 단축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치르치르의 영입으로 신기록 수립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맹은 사상 첫 케냐 출신 페이스메이커 도입 후 기록 추이를 지켜본 뒤 성과가 있을 경우 아프리카 마라토너를 한 명 더 데려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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