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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 “조선시대판 차도녀 한복 자태 내가 최고”

뭇 여성들은 ‘섹시한 여자’가 되기를 갈망한다. 이를 위해 성형수술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영의 생각은 다르다. ‘착한가슴’ ‘미친 몸매’ ‘섹시 아이콘’ 등 자신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를 부담스러워한다. ‘신이 내린 선물’이건만 그리 달갑지가 않단다. 그래서 생각을 고쳐먹고 다시 한 번 천천히 뜯어봤다. 그런데도 그녀에게서 섹시미를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타고난 건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배우 서영.사진ㅣ권호욱기자

그녀는 요즘 케이블채널 OCN의 액션사극 <야차>에 출연 중이다. 극중 배역은 지향. 한양의 유명한 기방 ‘점오루(霑五樓)’의 기생이다. 떠돌아다니던 정연(전혜빈)을 거두어 강치순(손병호)의 애첩으로 만드는 역할이다. 극중 기생 역은 성인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던 <메디컬기방 영화관>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이번 배역 역시 그녀가 지닌 섹시미와 무관하지 않다.

지향은 고혹적인 외모에 똑 부러지는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다. 요즘 말로 ‘차도녀(차가운 도시여자)’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외로움과 고뇌에 찬 백결(서도영)에게 연민을 느끼고 순정을 바친다. <야차>는 그녀를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게 했던 <메디컬기방 영화관>의 연출을 맡았던 김홍선 감독의 신작. 출연섭외 당시 배역에 대한 설명을 듣지도 않고 두말없이 승낙했다. 그만큼 감독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중 기생 역에 대한 차별화는 그녀가 풀어야할 숙제다. 케이블TV 최고 기대작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나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전작이 비주얼에 의한 섹시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눈빛과 몸짓, 감정표현만으로 섹시함을 드러내는 것. 그녀의 생각은 적중했다. 굳이 노출을 하지 않아도 요염한 기생 지향을 무난히 소화해냈고, 시청자들의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연기자로서 한층 성숙됐다는 얘기다.

사극에서 173㎝의 큰 키에 서구적인 체형은 단점이 되기 마련. 하지만 그녀는 작품을 통해 자신만큼 한복을 많이 입은 배우가 없다고 자부한다. ‘한복이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자랑인 셈이다.

8등신 글래머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닌 그녀는 ‘섹시배우’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닌다. 외모는 물론 지금껏 출연한 작품의 배역 이미지 탓이다. 게다가 육감적인 몸매를 여지없이 드러냈던 스타화보도 3번이나 촬영했다. 이 때문에 데뷔 초 그녀의 이미지는 ‘섹시’로 일관됐던 게 사실. 심지어 ‘노출전문배우’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그녀 역시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섹시배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었다는 그는 “여성에게 있어 섹시한 이미지는 ‘흠’이 아닌 ‘자신감’이라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모든 연예활동에 소신이 없다면 팬들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그녀의 철학이다.

외모에서 풍겨지는 이미지와 달리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엄친딸’이었다. 모범생에다 공부도 잘했다. 한데 그녀의 진로는 고등학교 때 뮤지컬 <맘마미아>를 본 후 송두리째 바뀌었다. 이 때부터 연기자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고, 마침내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에 입학해 꿈을 이뤘다. 그래서일까. 현재 뮤지컬 <온에어>에 출연 중인 그는 뮤지컬배우로 무대에 서 있는 자신이 무척 대견하고 행복하단다.

<온에어>에서 그녀가 맡은 배역은 라디오 PD ‘순정’. 직업정신이 투철한 프로페셔널이지만 연애를 해본 것이 너무 오래돼 남녀관계에 있어서는 무딘 여자다. 배역의 컨셉트가 이렇다보니 ‘섹시한 모습’을 기대하면 오산.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한층 업그레이드된 그녀의 연기력에 관객은 이내 빠져든다. 그녀 역시 “이제 내가 진짜 연기를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자신의 이미지 변신에 놀란 관객을 코앞에서 지켜볼 때 희열을 느끼고 ‘야시시한’ 이미지를 선보일 때보다 팬들도 더 많이 생겼다고 그녀는 기뻐하고 있다.

어쨌든 그녀의 8등신 몸매는 타고난 복이다. 반면 쉽게 살이 찌는 체질 탓에 운동중독증이 걸릴 정도. 다소 노출신이 있는 날이면 며칠 전부터 굶어가며 운동에 매진하고, 한 달 동안 저녁을 굶어가며 뮤지컬 무대에 설 정도로 ‘독종’이다. 하지만 현재 출연하고 있는 <야차>에서는 늘 한복을 입고 나와 방심한 탓에 살이 불었다고 하소연이다.

올해 스물여덟.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나이다. 얼굴이 알려진 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는 그에게 결혼계획을 물었더니 5년 쯤 후의 일이란다.

2006년 데뷔 이후 지난 5년 간 그는 영화와 드라마, 예능MC, 연극, 뮤지컬, 가수(드라마 OST 참여) 등을 두루 섭렵했다. 게다가 의류쇼핑몰 ‘샤인에스’를 설립, 사업가로도 활동 중이다. 겉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떨까.

“연기가 좋아 시작한 만큼 매사 능동적인 배우가 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연예인이 아닌 연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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