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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메모]이대로 군산에서 야구해야 하나요?

3년째. 또 같은 이야기다.

KIA-LG전이 열린 12일 군산구장. 3연전을 치른 양 팀 선수들에게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라운드와 펜스 등 구장 환경이 워낙 열악해서다.

KIA는 2009년부터 군산에서 홈 경기를 치르고 있다. 6경기씩 치르다 지난 해부터 9경기로 늘렸다.

군산시는 KIA 홈 경기를 유치하기 위해 경기장을 개보수하며 노력했다. 이후 선수단의 불만을 수용해 라커룸 시설도 개선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최우선 문제는 그라운드 상태다. 인조잔디가 너무 낡아 맨땅 수준이다. 완충 작용이 거의 없다보니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크다.

KIA 한 선수는 “광주구장도 좋지 않지만, 군산구장은 심각하다. 그냥 시멘트 바닥에서 운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군산에서 3연전을 치른 한화 선수 일부도 “군산에 다녀온 뒤 밸런스가 다 무너졌다. 몸살 난 것처럼 온몸이 쑤신다”고 했다.

펜스 역시 다른 구장에 비하면 정상이 아니다. 그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딱딱해 외야수가 보호받기 힘들다.

LG 한 선수는 “도대체 이런 구장에서 프로 경기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 저런 외야 펜스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LG 좌익수 정의윤은 10일 경기 중 타구를 잡으려다 오른 무릎을 펜스에 부딪힌 뒤 땅에 다시 한 번 부딪혀 쓰러졌다. 이날도 비슷한 상황이 나와 정의윤이 다리를 절룩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외야 타구가 펜스에 부딪혀도 튀지 않고 공이 바로 뚝 떨어져버리는 바람에 펜스플레이를 하려던 외야수들이 당황하기도 한다.

군산시에는 선수단을 수용할 만한 적당한 규모와 수준의 숙박시설도 거의 없다. 그나마 KIA 선수단이 호텔 하나를 차지해 원정 선수단은 전주에서 오가며 3연전을 치르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KIA의 한 선수는 “솔직히 군산 경기는 정말 가기 싫다. 3연전을 하고 나면 컨디션도 떨어진다. 광주에서 1시간 반은 걸리니, 홈인데 실제로는 원정과 다를 게 하나도 없다. 그라운드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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