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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사랑’ 성공 3가지 이유는?

23일 막을 내린 MBC 수목극 <최고의 사랑>은 배우·작가·연출자 등 3가지 요소를 고루 갖춘다면 반드시 성공을 거둔다는 공식을 확인한 드라마였다.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친 공효진과 차승원, 흥미진진하면서도 유쾌한 스토리 전개와 주옥같은 대사로 강한 인상을 남긴 홍자매(홍미란, 홍정은), 그리고 다시 한번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홍균 PD까지 각자 제 역할을 톡톡히 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먼저 공효진은 다시 한번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임을 입증했다. 공효진은 지난해 <파스타>에서 서유경 역을 맡아 최셰프(이선균)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알콩달콩한 연인의 모습을 연기하면서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최고의 사랑>에서는 한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걸그룹 멤버였다가 생계형 비호감 연예인으로 전락한 구애정 역을 맡았다. 톱스타 독고진(차승원)은 물론 초절정 훈남 윤필주(윤계상)의 마음을 휘어잡는 매력을 발산했다.

차승원은 전작과는 180도 다른 매력으로 재조명을 받았다. <아테나:전쟁의 여신>에서 각종 테러 사건을 배후에서 조정하는 악역으로 거칠고 냉철한 카리스마를 뽐냈지만 <최고의 사랑>에서는 겉으론 까칠하지만 순애보적인 사랑을 하는 인물로 탈바꿈했다. 주변 사람들의 얘기에 솔깃하거나 무심한 척 몰래 엿듣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또 특유의 말투로 ‘나 독고진이야’, ‘극뽁’, ‘띵똥’ 등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냈고, 그의 사랑은 ‘독고앓이’로 불리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효진과 차승원이 명연기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홍자매만의 대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예능작가 출신인 홍자매는 2005년 <쾌걸 춘향>으로 시작해 <마이 걸>, <환상의 커플>, <미남이시네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까지 연달아 히트한 드라마를 집필해왔다. 지금껏 현실과는 조금 거리감 있는 판타지적인 상황과 설정은 자칫 유치하고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홍자매는 적절한 패러디와 한순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위트와 재치를 통해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 캐릭터와 스토리에 흠뻑 빠져들게 만들었다. <최고의 사랑>도 ‘톱스타와 사랑’이라는 판타지와 ‘애써 거부하려는 마음’이라는 현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끊임없이 갈등을 유발하며 시청자들을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좋은 대본과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있어도 연출자가 잘 담아내지 못하면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최고의 사랑>의 박홍균 PD는 홍자매의 대본과 배우들의 연기를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박 PD는 과거 드라마 <늑대>(2006년)가 단 3회 방송된 후 배우들의 교통사고로 돌연 중단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뉴하트>와 <선덕여왕>에 이어 <최고의 사랑>까지 3편 연속 히트시키는 저력을 발휘하며 연출력만큼을 탁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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