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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김광현, 스스로 깨달아라!”

147구 완투패 뒤 2군행. SK 에이스 김광현(23)은 지난 23일 KIA전에서 선발로 나와 김상현에게만 3점홈런 두 방을 허용하는 등 8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14안타를 맞고 8실점했다. 김광현은 24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SK 김성근 감독은 24일 문학 LG전이 비 때문에 취소되기에 앞서 김광현의 2군행 배경에 대해 밝혔다. 김 감독은 패색이 짙은 경기에서 김광현을 완투시킨데 대해 “불펜투수들 체력을 아끼거나 김광현의 다음 등판일정을 계산한 결정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광현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뜻이다.

◇“발상이 아직 가난하다”

김 감독은 야구를 바라보는 김광현의 눈높이, 학습 의욕을 아쉬워했다. “더운 곳에 있는 사람은 더위에서 사는 법을 익힌다. 추운 곳에서는 그 반대”라며 “투수는 좋지 않을 때도 살 수 있는 법을 찾아야하는데 김광현은 힘으로만 하려고 한다. 힘이 떨어졌을 때는 살아갈 방법이 없다”고 했다.

김 감독은 그 생존법을 단순화시키지 않았지만 “완급조절, 코스, 볼 배합 등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생각하고 공부하는 피칭’이다.

김광현은 지난 23일 KIA전에서 2-0이던 3회 김상현에게 볼카운트 1-3에서 시속 143㎞짜리 한복판 직구를 던지다 3점홈런을 맞았다. 김 감독은 이 장면을 예로 들며 “그 전날 선발로 나온 글로버가 이범호와 대결에서 볼카운트 1-3로 몰리다 홈런을 맞았다. 그 장면을 벤치에서 봤다면 그 타이밍에서는 다른 승부를 해야한다고 깨달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볼배합은 이날 마스크를 쓴 포수 정상호의 몫이기도 하다. 이에 김 감독은 “공은 투수에게 있다”고 답했다. 투수가 공 하나에 대한 의미, 또 집중력을 갖고 던지는 것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김광현이 투수로서 발상이 아직 가난하다”고 했다.

◇“자기 힘으로 일어나라”

김 감독은 김광현과 함께 김상진 투수코치도 2군으로 내려보냈다. 그러나 김 코치에게 김광현에 대한 다른 주문은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김광현 스스로 스케줄도 잡고 답을 찾아가도록 하라고 했다. 그냥 지켜만 보고 있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결국 답은 자기만이 찾아갈 수 있다.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만 해도 스스로 생각하며 훈련해야 자기 것이 된다. 생각없이 반복훈련하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일본 킬러’로 떠올랐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시절 구위로 되돌아가려한다는 얘기가 나온 것을 두고도 김 감독은 “그저 힘으로 던질 때다.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발전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보다 잠재력 크다”

김 감독은 80년대 OB의 장호연을 시작으로 최근 SK의 채병용·송은범까지 승산 없는 경기에 완투를 시키며 메시지를 던진 적이 있다. 에이스급으로 여긴 선수에게만 주는 처방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번에도 “류현진이 김광현보다 한 수 위”라고 했는데 완급조절과 볼배합 등 구위 외적인 부분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볼카운트 2-3에서 볼로 떨어지는 변화구로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투수다. 김광현은 볼카운트 2-3라면 정면승부로 삼진 잡는 법밖에 없다. 김광현이 그런 면에서 성장한다면 류현진을 앞설 것”이라고 했다.

김광현의 1군 복귀 시기는 불확실하다. 김 감독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했다. 모든 것은 김광현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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