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혈투’ 주인공은 KIA 김상현(31)이었다.
김상현은 10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주말 3연전 원정 경기에서 선제 결승타와 쐐기 솔로포 등을 치며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 KIA의 6-2 승리에 공헌했다. 이날 홈런으로 김상현은 프로야구 통산 55번째 개인 100호 홈런 기록도 수립했다.
KIA는 47승32패가 돼 이날 두산과의 대구 경기가 비로 취소된 삼성(43승29패)을 승차에서 반 게임 앞섰다. 그러나 승률 5할9푼5리로 5할9푼7리인 삼성에 0.002(2리)차로 뒤져 선두 탈환엔 실패했다.
먹구름이 잔뜩 낀 가운데 시작된 경기는 3회부터 가랑비가 내리면서 우중전으로 변했다.
지난 8일 경기처럼 강우콜드 가능성도 제기된 시점에서 김상현은 천금같은 선제 결승 적시타로 LG를 조바심나게 했다. 볼넷을 고른 안치홍이 이범호의 투수 땅볼 때 2루까지 밟아 만든 4회초 2사2루 찬스에서 김상현은 상대 선발 벤자민 주키치로부터 중전 적시타를 때려 KIA의 1-0 리드를 만들었다.
이후 KIA는 7회초 3점을 더 뽑아 4-0으로 앞섰으나 바로 다음 수비에서 조인성에 투런포를 얻어맞고 2점차로 추격당했다. 그러나 김상현이 비바람을 가르는 시원한 대포를 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상현은 상대 구원투수 이동현의 시속 112㎞짜리 커브가 한가운데로 높이 뜨자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폴대 바로 안쪽에 떨어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자신의 올시즌 10호, 그리고 2000년 프로에 입문한 뒤 통산 100호가 되는 기념비적인 홈런이었다.
김상현은 최근 3경기에서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왼 무릎 통증 때문에 제 컨디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휴식이 그에겐 약이 됐다.
“지난달 29일 통산 99호 홈런을 친 뒤 100홈런을 의식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는 김상현은 “최근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했고 오늘은 지명타자로 나서 홀가분한 상황이었는데 100호 홈런을 때려 기쁘다. 이제는 더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대전 한화-넥센전과 대구 삼성-두산전, 그리고 문학 SK-롯데전은 비 때문에 취소됐다. 문학 경기는 롯데가 이대호의 홈런 등으로 2-0으로 앞선 3회 폭우로 중단된 뒤 재개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