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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수 신창원 자살 기도.…생명엔 지장 없어

“죄송합니다”메모…‘부친 사망 충격’ 추정

18일 새벽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44)의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 마자 이날 하루종일 인터넷 상에는 그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로 채워졌다.

탈옥 후 1999년 체포된 뒤 12년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던 그가 왜 갑자기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했는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신창원이 수감돼 있던 경북 북부 제1교도소는 이날 그의 자살 소식을 공식 발표하면서 “아버지가 지난달 사망한 이후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창원은 자살하면서 유서도 남기지 않았다. 감방에는 그가 쓴 것으로 보이는 “죄송합니다”는 내용의 메모 쪽지 하나만 발견된 게 전부다.

신창원은 이날 4시 10분께 독방에서 고무장갑으로 스스로 목을 조른 채 신음하고 있는 것을 순찰 중이던 교도관이 발견해 인근 안동병원으로 옮져겨 응급치료를 받았다.

안동병원측은 이날 낮 1시께 공식 브리핑을 갖고 “새벽 5시에 응급실에 실려 왔을 때는 혈압과 맥박 이상, 저산소증 등의 증세를 보이면서 혼수 상태에 빠져 있었으나 치료가 시작되면서 점차 정상치를 회복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의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혈압이 정상치보다 훨씬 낮았고 맥박은 분당 130회에 이르는 등 상당히 위급한 상황이었다. 목에는 뭔가로 졸린 듯한 흔적이 역력했다고 병원측은 밝혔다.

이혁기 안동병원 신경외과 과장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상당한 시간 동안 저산소 증세를 보였기 때문에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해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교도소측은 “신씨에 대한 가혹 행위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정확한 자살 시도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희대의 탈옥수라고 불릴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터라 그의 자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러가지 의견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기도하는 것 이해하지만 유서도 남기지 않았다는 점은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고무장갑으로 자살기도? 병원에서 도망가려고 또 수법 쓴 것 아니야?” “의사가운 입고 유유히 탈옥?” 등의 글을 올리며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신창원은 1989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주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300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등 강도살인죄로 무기형을 선고받으면서 수감 생활이 시작됐다.

그러나 복역중이던 1997년 1월 부산교도소 감방 화장실의 쇠창살을 절단하고 교도소를 탈옥한 후 도주를 거듭하다 2년6개월이 뒤인 1999년 7월 검거돼 22년6월의 형이 추가됐다.

그 신출귀몰한 도주과정에서 유명세를 탔다.

신창원은 탈옥후 97년 12월에는 경기도 평택의 한 빌라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창 밖에 설치된 배수관을 타고 도주했고, 1998년 1월 충남 천안에서는 출동한 경찰관과 격투를 벌이다 권총을 빼앗고 도주 하는 등 전국적인 관심을 끌며 만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후 전국으로 이동하며 도주를 거듭하던 신창원은 1999년 7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동거녀와 함께 숨어있던 중 아파트를 찾았던 TV 수리공의 신고로 검거됐다. 검거당시 그가 입었던 옷이 젊은이들 사이에 한동안 유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창원은 복역당시에도 ‘교도소 측의 편지발송 불허’와 ‘수감생활 중 디스크를 제때 치료못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여러차례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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