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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날 키운건 8할이 시련, 센 팔자 탓이래요”

새 음반활동 재개한 ‘섹시 퀸’ 지나

지나(24)는 ‘섹시 퀸’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가수다. 지난해 7월 데뷔 싱글 ‘애인이 생기면 하고 싶은 일’로 눈길을 끈 그는 곧바로 발표한 ‘꺼져줄게 잘 살아’로 케이블 채널 Mnet의 대표 순위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에 등극했다.

지난 1월 발표한 정규 앨범 수록곡 ‘블랙 앤 화이트’를 통해서는 Mnet <엠!카운트다운> 1위 2회, KBS <뮤직뱅크> 1위, SBS <인기가요> 1위 등의 화려한 성적을 냈다.

지나의 현재 위치는 그가 모델로 나선 광고만 봐도 쉽게 확인된다. 음료 브랜드 ‘미에로화이바’, 청바지 브랜드 ‘캘빈클라인진’, 언더웨어 업체 ‘르페’, 제과류 ‘뿌셔뿌셔’, 다이어트 업종 ‘주비스’, IT관련 ‘LG넷하드’ 등 6개에 이른다. 특히 캘빈클라인진의 경우 이효리 전지현 등 내로라한 여자 스타들이 모델로 거쳐갔던 제품이다. 데뷔 1년만에 그는 ‘유명 스타’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저를 키운 건 시련이랍니다.”

사람들은 ‘결과’에 주목하겠지만 그는 ‘과정’을 먼저 언급했다. 혜성처럼 등장해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키기 전의 ‘지나’에게 그는 영광을 돌리고자 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나고 자랐던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2005년이다.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의 부친 최선수씨는 6세때 세상을 떠났고, 수영 국가대표 선수였던 모친 윤태선씨 슬하에서 자랐다. 고교 졸업 직후 그는 가수가 되고싶은 일념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맹랑하고 당돌했던 소녀는 국어보다는 영어가 편했고, 한국 문화는 낯선 그것일 뿐이었다. 만 18세의 그는 의사를 표현하려 하면 “말대꾸한다”는 질책을 받곤 했다. 그는 그룹 신화의 소속사 굿엔터테인먼트와, 원더걸스 등의 JYP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을 거쳐 지금의 큐브엔터테인먼트로 왔다. 6~7년의 시간이 흘렀다.

“문화와 언어 모든 것이 낯선 한국에서 차츰 어른이 되어갔어요. 굿엔터테인먼트에서 ‘오소녀’라는 팀을 준비할 때 정말 어려웠죠. 회사가 부도 나면서 숙소 월세를 못내 쫓겨날 뻔했고, 딱히 먹을 음식조차 없었지요. 말 못할 일이 정말 많았고, 집안 형편도 좋지 않았죠. 팀의 동생들은 잘 모를 텐데 그때 몰래 아르바이트를 나갔었답니다. ‘당근 영어학원’이라는 전화영어 강의를 맡아 거기서 번 돈으로 숙소 월세를 대신 내며 버텼죠. 혹시 ‘지나’라는 영어강사와 통화하셨다면 그 ‘지나’가 바로 저랍니다. 호호.”

지금도 오소녀의 멤버들과는 각별하다. 갑작스레 회사가 없어지는 위기에서 서로는 ‘가족’이 돼버렸다. 그때 동생들은 지금 원더걸스의 유빈, 애프터스쿨의 유이, 시크릿의 효성이 됐다. 모두 잘 나간다.

이렇다할 소득과 뚜렷한 미래없이 6~7년간 가수의 꿈을 키운다는 건 결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트레이닝 과정은 더욱 혹독했다.

데뷔 후 처음 1위를 했을 때 TV 생방송 중에도 그토록 많이 울었던 이유기도 하다.

“짧은 인생이지만 내내 쉽게 간 적이 없어요. 어머니는 제가 ‘센 팔자’를 갖고 있다고 그래요. 처음에는 마냥 힘들기만 했는데 돌이켜보니 그게 다 뜻이 있었더군요. 모든 시련에 감사해요.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을 생각하는 이렇게 긍정적인 사람이 된 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는 최근 새로운 음반 활동을 재개했다. 시원한 팝곡 ‘탑걸’을 비롯해 직접 작사한 ‘바나나’, 발라드곡 ‘위드아웃 유’, ‘아이콘’, ‘싫어’ 등의 노래가 지나의 매력을 뽐낸다.

‘섹시 퀸’이라 불리는 그는 알고보면 재간꾼이다. 직접 뛰어다니며 곡을 받았고, 가이드부터 녹음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의상 스타일과 앨범 로고 등도 모두 지나의 머리에서 나왔다. 캐나다에서 고교시절 컨츄리 장르의 여자 3인조 ‘파이스트’를 꾸려 무대에 선 이력을 지닌 그는 팝, R&B, 컨츄리, 포크 등 다양한 장르에 두루 자신이 있다. 이때문에 앨범은 섹시 퀸으로 국한할 수 없는 넓은 스펙트럼을 드러낸다. 들여다보면 지나의 발라드 음색도 빼어나다.

“아직 성공했다고 하기에는 무리입니다. 보여드릴게 많거든요.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도 보여드려야하고요. 섹시 퀸이요? 엄마는 그 얘기만 나오면 웃어요. 당신이 볼 때는 ‘아이’일 뿐이라면서요.”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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