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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대지진 악성 플래카드 사과했지만···

 지난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세레소 오사카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때 전북 응원석에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합니다(日本の大地震をお祝います)’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려 논란이 일었다. 전주 | 연합뉴스

전북 현대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때 관중석에 걸렸던 일본 대지진 관련 악성 플래카드와 관련해 축구팬에게 공식 사과했다.

전북은 29일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일부 팬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전북 현대를 사랑하고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세레소 오사카(일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때 전북 응원석에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합니다(日本の大地震をお祝います)’라고 적힌 종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를 발견한 세레소 오사카 측의 항의로 플래카드는 바로 제거됐지만 이 사진이 일본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오사카는 이번 사건에 대해 AFC에 공식 항의문을 전달했다.

전북 구단은 곧바로 이철근 단장의 명의로 오사카 구단에 유감을 표했고 축구팬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전북은 문제의 플래카드를 제작·게시한 사람의 신원을 파악하는 대로 경기장 출입금지 등의 제재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구단의 명예 실추에 따른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지도 검토하고 있다.

강력한 사후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북 구단에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전북팬의 과격한 응원문화에 대한 경고를 안일하게 인식했다는 지적이다. 전북은 지난 7월 FC서울과의 홈경기 직후 일부 서포터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서울 관계자를 위협하고, 원정팀 서포터스 버스의 출발을 막는 사건이 일어나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벌금 1000만원의 제재를 받았다. 그동안 전북 일부 서포터의 과격한 행동은 상대팀들에게 적잖은 위협을 주기도 했으며 때론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일부라고 해도 홈팬의 비뚤어진 응원이 상대방에게 피해를 준다면 구단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올시즌 K리그와 ACL 제패를 향해 질주하는 전북이 진정한 명문팀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실력 외에 축구문화도 함께 명문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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