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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완득이’ 유아인 “영화선 ‘애들 뽀뽀’만…멜로 잘 할 수 있는데”

유아인(25)은 솔직한 배우다. 그 솔직함 때문에 주변과 마찰을 빚은 적도 있다.

그러나 <완득이> 개봉을 즈음해 만난 유아인의 솔직함은 분명한 장점이었다. 공장에서 나온 듯 뻔하고 판에 박은 대답만 하는 여느 젊은 배우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동명의 청소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완득이>에서 유아인은 달동네에 사는 가난한 고교생 도완득 역을 맡았다. 필리핀 출신 어머니는 가출하고 장애인인 아버지는 시골 장터에서 춤을 추며 생계를 잇는다.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던 완득이는 괴짜 담임 동주(김윤석)와 티격태격하다가 조금씩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디딘다. 한국 상업영화에서 다루길 꺼려했던 이주민, 장애인, 변두리 빈자들의 삶이 <완득이>에 담겼다. 유아인은 “보통 상업영화는 끝까지 가는 신파나 코미디가 많은데, <완득이>는 억지스럽지 않으면서도 가치있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완득이>에 대해 이야기할 때) 거짓말하지 않아도 되니까 좋아요. 좋은 걸 좋다고 이야기하는 거니까요.”

<완득이>는 지금까지 유아인의 필모그래피 중 출연 분량이나 개봉 규모 면에서 가장 큰 영화다. 한국영화를 주름잡고 있는 주연 남우 김윤석이 먼저 캐스팅돼 기다리고 있다는 건 유아인에게 기쁨이자 부담이었다. 그는 “뒤에만 있다가 앞으로 나오니 이 일을 어쩌나 싶었다. 부담을 떨칠 수 있을 때까지 주문을 외웠다. 미팅, 오디션, 리딩할 때 계속 떨었고 첫 촬영 하는 순간까지 긴장했다”고 돌이켰다.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유아인이 <완득이>에선 평범한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유아인은 “옷을 못 입는 것처럼 보이려는 최선의 스타일링이었다”고 설명했다. 달동네의 가난한 고교생이 입을 법한 외투를 골랐고 가방은 찾다 못해 스태프가 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어 가져다 썼다. 교복 바지통도 넓으면 ‘힙합’처럼 보일까봐, 좁으면 ‘노는 아이’처럼 보일까봐 최대한의 ‘노멀 핏’을 선택했다. <완득이>는 “‘진짜 같아’가 아니라 ‘가짜 같지 않아’라는 느낌이 중요한 영화”였다는 것이다.

유아인은 어려보이는 얼굴 때문인지 교복을 입고 출연한 작품이 많다. 그는 <완득이>가 “‘애들 연기’에 대해서는 강력한 한 방이 되어주는 작품”이라며 “교복 입은 모습에 관객이 설득되지 않는 순간이 오면 언제든지 벗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의 프로필 상으로는 키 181㎝, 몸무게 62㎏이다. 옆에 있던 매니저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평소엔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며 “<완득이> 때문에 두세달 운동했는데, 체지방이 없어서 그런지 몸이 잘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남성 관객은 물론 여성 관객이 들어도 ‘망언’ 수준의 발언이다.

<완득이> 이야기를 한참 하던 유아인은 대중의 관심을 받는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대한 불만으로 말길을 돌렸다. 그는 <완득이>를 들고 참석한 부산국제영화제 레드 카펫 행사가 “구리다”고 말했다. 레드 카펫은 권위 있는 영화제로 향하는 길목인데, 그 자체가 배우들의 패션쇼 런웨이가 되고 대중의 구경거리가 된 현실이 못마땅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배우를 하기 전에는 배우가 되면 거들먹거리면서 살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배우가 되고 보니 웬만큼 염치가 없지 않고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며 “거들먹거리는 게 얼마나 촌스러운가. 배우는 촌스러우면 안된다”고 말했다.

<완득이>는 20일 개봉과 함께 당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언젠가 유아인이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멜로다. 상대역으로 중견배우 이미숙을 꼽았다. 그는 “멜로만큼 사람을 요동치게 하는 것이 없다”며 “영화에선 ‘애들 뽀뽀’나 해왔다. 깊은 멜로를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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