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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선언’ 이종욱의 키워드는 ‘허슬플레이’

두산 이종욱(31)에게 지난 한시즌을 돌아볼 때 가장 아쉬운 점을 물었다. 그랬더니 8개 구단 전체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로 한손에 손꼽힐만한 그가 “허슬플레이”라고 답했다.

톱타자로서 타율 3할3리 20도루 64득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음에도 시즌초 왼손 엄지 손가락 부상을 당한 것을 시작으로 시즌내내 옆구리, 발목에도 통증을 안고 뛰면서 자신의 장점인 허슬플레이를 맘껏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간 크고 작은 부상 속에서도 리그 최고의 톱타자로서 자리를 지킨 이종욱은 시즌전 “안아프고 야구하는게 목표”라고 밝혔으나 올해도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팀의 주축선수로 경기 출전을 강행하다 보니 회복을 기대하기 힘든 여건 속에서 한시즌을 소화했다. 이 때문에 그의 말대로 외야 수비 때나 도루 시도 등 주루플레이 때 다소 소극적으로 변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종욱은 “‘이제 배불렀다’는 얘기를 많이 듣기도 했는데 운동하면서 몸 사린 적은 없다”고 항변하면서 “내가 유일하게 잘하는게 열심히 뛰는건데 부상 때문에 그런 플레이를 보여드리지 못해 나도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년 부활의 키워드로 허슬플레이를 얘기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나도 모르게 (허슬플레이 뒤에)파이팅을 외치는 제스처를 많이 하게 된다. (손)시헌이가 ‘그런 제스처가 팀 분위기를 올려주니까 더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웃으면서 “올해에는 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보니 그런 파이팅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몸을 조금 더 힘들게 해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데뷔 첫해인 2006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팀의 4강 탈락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한 이종욱은 남다른 각오로 바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마무리 훈련에 자진 참석해 젊은 선수들과 함께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으며 예비군 훈련 일정 때문에 4일 늦게 합류하지만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에도 참가하기로 했다. 이종욱은 “시즌 후반부터 자세를 조금 세우고 가볍게 치려고 타격폼을 조금 바꾸었는데 효과를 봤다. 아직 몸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마무리 훈련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참으로서 팀을 다시 제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 역시 강하다. “올해 사건사고가 많았는데 고참들이 팀을 잡지 못하면서 팀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위기 때 더 분발했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워한 이종욱은 “유일하게 본 포스트시즌이 한국시리즈 마지막 우승 장면이었는데 ‘우리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이라고 상상을 했다. 팀은 변하지 않았다. 올해 힘든 시기를 겪은 만큼 내년에는 위기 뒤 찬스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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