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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미국 못가나

외교부 “정봉주 전의원 여권발급 불가”

대법원도 “재판부 소관” 떠넘겨

‘나는 꼼수다’ 출연진이 16일 대법원 앞에서 청취자들과 만났다. 이들은 여권발급이 보류되고 있는 정봉주 전 민주당의원에게 여권을 발급하라고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 사진|김영민 기자

‘나꼼수’ 결국 미국 못가나?

미국 특강을 앞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여권 발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대법원 앞에서 열린 가운데, 대법원이 재판부가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가 16일 언론에 “피고인의 출국 가능 여부는 해당 재판과 마찬가지로 담당 재판부가 독립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원론적인 입장으로 밝힌 점에 비추어 정 전 의원의 여권이 발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앞서 외교부도 여권 발급 불가 입장을 밝혀 정 전 의원의 미국행은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나아가 ‘나꼼수’의 다른 멤버들도 “정 전 의원이 못가게 될 경우 모두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유수 언론에 잇따라 조명되며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나꼼수’의 미국행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나꼼수’는 미국 하버드와 콜럼비아, UC버클리 등 대학의 초청으로 현지에서 특강 등의 행사를 가질 예정이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 등에 연루됐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는 지난 16일 “정봉주 전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혐의로 기소돼 있어 여권법에 의한 여권발급 제한 대상자”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지난 나꼼수 28회 방송에서 “비선을 통해 확인한 결과 BBK가 재판에 계류돼 있으므로 자동으로 출국금지 상태라고 하더라”면서도 “그러나 재판 계류중인 사람은 다 해외에 나갔다 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 정 전 의원도 재판중이던 2009년에는 여권을 발급받아 해외에 다녀온 바 있다.

외교부는 “정 전 의원의 경우 법원과 검찰의 판단에 따라 2009년 여행허가를 받아 유효기간 1년(2009년 4월 20일 ~2010년 4월 20일)의 복수여권을 발급받은 바 있으나 지난 11월 2일 노원구청을 통해 재신청한 여권은 허가를 얻지 못해 발급받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과 검찰은 2009년과 달리 예외조항을 왜 적용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법원에 여권 발급 불가 의견을 제출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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