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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 “명확한 수사로 빨리 결론 내려주길”

검찰의 수사 착수가 발표되면서 프로야구계 반응이 엇갈린다.

‘이왕 수사가 시작됐으니 제발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는 바람과 ‘여론에 떠밀려 시작하는 건 아닌가’하는 우려가 교차한다.

‘며칠 동안 소문과 의혹이 지겨웠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명확한 수사로 빨리 결론이 나 2012년 개막에 아무런 지장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차라리 잘 됐다

프로야구는 4월7일 개막한다. 이에 앞서 3월17일부터는 시범경기에 들어간다.

6달 대장정을 준비하느라 정신 없을 시기에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린 프로야구계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대구지검이 “충분한 단서가 확보된 뒤 수사를 시작하겠다”고 하면서 개막 이후 수사가 시작되는 최악의 경우까지도 대비해야 했다.

실제 경기조작이 있었든 없었든, 차라리 지금 수사가 시작되는 것은 다행이라는 것이 야구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KIA 김조호 단장은 “선수들이 더 이상 동요하지 않도록 빨리 확인되길 바란다. 어수선한 이 상황이 빨리 정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넥센 조태룡 단장도 “그동안 검찰이 너무 질질 끌어 선수단에 악영향을 미칠까 속이 답답했다”면서 “지금이라도 수사하겠다고 발표해 다행이다. 빨리 수사가 진행돼 진상이 규명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SK 민경삼 단장은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는데 이야기가 계속 나오다보니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맞든 아니든 빨리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우리 선수단은 미국 캠프를 정리하고 귀국하는 과정이었다. 19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하면 개별 면담을 통해 선수들에게 확인하도록 코칭스태프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제대로 수사해주길

검찰 수사가 뚜렷한 증거를 통해 명확히 이뤄지길 바라는 목소리도 간절하다.

대구지검은 “프로야구 경기조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고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경기조작 여부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선수협회 박충식 사무총장은 “검찰이 구체적인 정황을 잡고 시작하는 건지, 여론에 밀려서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루머만 양상되는 상황에서 명확한 수사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떤 선수가 연루됐다면 선수협은 KBO나 구단, 검찰에 적극 협조하겠다. 의혹이 있든 없든 수사를 통해 하루빨리 밝혀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구회 구경백 사무총장도 “잘못한 선수가 있으면 대가를 치르는 것이 맞다. 하지만 검찰이 명백한 증거를 갖고 수사에 임하는 것인지, 그저 여론에 떠밀려 하는 것인지를 확실히 밝혀주면 좋겠다”며 “우리 후배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설(說)은 이제 그만

프로야구의 경기조작 의혹은 한 브로커의 진술을 통해 불거졌다. 검찰이 공식적으로 그 실체를 밝힌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의혹 자체만으로도 워낙 충격적인 일이라 파문은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브로커가 ‘서울 팀 선발 투수 2명’을 지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두산·넥센 구단은 한때 공포에 떨었다. 온라인에서는 1회 볼넷을 던졌던 투수들이 차례로 의심받으며 이른바 ‘카더라’식의 추측이 난무했다.

은퇴 선수를 사칭하며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조폭과 코치들까지 연루된 대규모 승부조작이라는 ‘거짓 제보’도 있었다. 반나절 동안 야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만큼 더 이상 ‘루머’는 없길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지목된 선수는 아니라고 하는데 온갖 설들이 확대 재생산돼 염려가 컸다. 야구 특성상 (경기조작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설들이 나와 유감스럽다”면서 “결론이 난 게 아니니까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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