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JYJ를 보기 위해 4일동안 노숙했다” JYJ, 남미 대륙 첫 단독 콘서트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아이돌 그룹 JYJ의 남미 첫 콘서트는 환호로 시작해서 환호로 끝났다. 공연을 보기 위해 남미 곳곳에서 팬들이 날아왔다. 모녀가 함께 공연장을 찾기도 했다. 북유럽에서 찾아온 팬들도 있었다.

9일(현지시각) 오후 칠레 산티아고의 공연장 '테아트로 콘포리칸'. 공연을 4시간여 앞둔 콘서트홀 주변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줄은 체육관을 한 바퀴 돌아 1㎞까지 이어졌다. 팬들은 줄을 서서 JYJ의 히트곡을 불렀다. 누군가 선창을 하면 다른 팬들이 따라 불렀다. 각자가 준비한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플래카드에는 한글도 보였다. 팬들은 여기저기서 JYJ를 연호했다.

그룹 JYJ의 남미지역 팬들이 지난 10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JYJ의 단독콘서트 입장에 앞서 공연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CJES엔터테인먼트

한국 취재진의 차량에 달려와 하트 문양의 손동작을 그리거나 기념차 연신 사진을 찍어대는 팬들도 많았다. 알리손 살라스(24)는 "언젠가는 JYJ, 그리고 한국사람과 인사할 날이 올 것이라 믿고 한국말을 이렇게 배워왔다"고 말했다. 마고리 페레즈(25)는 "가장 가까이서 공연을 보기 위해 4일째 이 곳에서 노숙을 했다"며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오히려 JYJ와 가까워지는 느낌이라 너무 좋고 흥분됐다"고 말했다.

JYJ의 남미 첫 콘서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를 연호하며 공연에 흠뻑 빠져있는 팬들. 사진 CJES엔터테인먼트

공연장에 들어선 3000여 팬들은 공연이 시작할 때까지 JYJ를 연호했다. 칠레 국가를 부르거나, 파도 타기를 하기도 했다. 발을 구르며 "우리 예쁜 이들"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를 줄기차게 외치기도 했다. 공연장에는 만국기가 펄럭였다. 칠레의 국기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멕시코, 브라질, 페루, 우르과이 등에서 온 팬들이 지참한 자국기를 쉴새 없이 흔들었다.

10일 칠레 산티아고 ‘테아트로 콘포리칸'에서 열린 JYJ의 첫 단독콘서트에서 칠레를 비롯한 남미지역의 팬들은 4일전부터 노숙을 하며 공연을 기다렸다, 사진 CJES엔터테인먼트

JYJ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고막이 따가울 정도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일부 공연 스태프가 귀를 막아야 할 정도로 강렬한 소리였다. 일부는 발을 동동 구르며 울었다.

공연은 함성 속에서 시작됐다. JYJ는 히트곡 '엠프티'로 첫 무대를 열었다. 유천의 '섹시한' 솔로곡 '아이 러브 유', 재중의 애절한 노래 '아이 윌 프로텍트 유', 준수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인기곡 '인톡시케이션' 등이 울려퍼지면서 공연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열정적인 관객 반응까지 결합되면서 공연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뜨거웠다. 크게 고무된 JYJ 역시 계속해서 "그라시아스"(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히트곡 '인헤븐'을 부를 때에는 팬 대다수가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룹 JYJ의 멤버 유천(왼쪽부터), 준수, 재중이 지난 10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단독 콘서트에서 열창하고 있다. 사진 CJES엔터테인먼트

멤버 재중은 "이 곳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는게 믿겨지지 않는다"며, 준수는 "이처럼 큰 에너지에 너무 행복하다"고 인사했다. 멤버 유천은 "유투브를 통해 여러분들의 응원 영상을 자주 봤다"며 "앞으로도 빠짐없이 챙겨보겠다. 칠레를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장 안팎에서 만난 팬들은 각양 각색이었다. 대다수가 "안녕하세요"란 한국어로 인삿말을 했다. 재클린 코레아(23·호텔 매니저)는 JYJ의 기사가 크게 실린 무가지 <라 호라>를 펼쳐보이며 흔들었다. 그는 "하루 40회 가량 라디오에서 한국 노래가 흘러나온다"고 소개하며 "독창적인 스타일의 음악, 인터넷 공간 등지에서 팬과 소통하려는 가수들의 끊임없는 노력은 K팝만이 갖는 위대한 힘"이라고 말했다. 인근 아르헨티나에서 온 엘리아나 테베즈(23)는 "아르헨티나에 와 줬으면 좋았겠지만 이렇게 칠레에서 그들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진 CJES엔터테인먼트

공연이 끝난 뒤 복도에서 웅크려 울고 있었던 카멜리아 로드리게스(19)는 "왜 우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7년간 기다렸던 그룹의 공연을 실제로 봐서 너무 행복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답했다. 안나 마리아(54)·이트잘 비드게인(16) 모녀는 "JYJ를 알기 전에는 한국이 분단국가 정도란 것만 알았다. 이후 한국어학교도 다녔다"고 했다. 모니카 산체스 올모드(21)은 "볼리비아에서 콘서트를 보기 위해 왔다. 틈날 때마다 JYJ의 춤을 따라 하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공연이 끝나면 페루 리마로 응원갈 것"이라고 했다. 스웨덴에서 온 팬도 있었다. 안드레아 브리체노(19)는 "스페인 마드리드를 거쳐서 칠레까지 왔다. JYJ 유럽 콘서트를 놓쳤지만 칠레에서 공연한다기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다"고 했다. 브리체노는 "JYJ와 함께 공연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사진 CJES엔터테인먼트

이날 공연장에선 3명의 팬이 탈진해 대기하고 있던 구급대의 응급 치료를 받았다. 공연이 끝났지만 팬들을 한참동안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한국가수로는 최초로 단독콘서트를 연 JYJ는 11일 인근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열리는 6000석 규모의 공연을 위해 10일 새벽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해 4월 태국 방콕에서 시작해 대만 중국 미국 캐나다 스페인 독일 등지로 이어져온 JYJ의 월드투어는 15번째 행선지인 페루를 끝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JYJ의 소속사 씨제스는 월드투어 동안 찾은 팬들이 약 20만명 정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