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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 그리고 불편함, 두고볼 만한 LG-넥센전

“우~” 하는 관중석 야유. 1980년대만 해도 프로야구에서 흔한 풍경이었지만 최근에는 낯설다.

침묵할지언정 야유는 잘 하지 않는다. 최근 트렌드를 감안하면 넥센 이택근(32)이 지난 31일 잠실 LG전에서 받은 야유는 유별났다.

이택근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또 자기 자리인 중견수로 뜬공을 받을 때마다 1루측 LG 관중석으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LG 응원석에서 야유가 나오면 3루쪽 넥센 응원석에서는 “이택근, 이택근”이라고 소리 높여 맞받아치는 ‘핑퐁 게임’이 거듭됐다. 이택근은 지난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을 통해 LG에서 친정팀 넥센으로 이적했다. 이택근은 LG에서 뛴 2년 동안 허리부상 등으로 기대 성적에 미치지 못했는데 LG팬들은 이에 대한 아쉬움 등을 담아 야유로 표현했다. 이택근은 담담하게 반응했다. 타석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외부 자극에 흔들림 없이 자기 타격을 했다.

그러나 이택근은 시범경기 최종전인 1일 LG전에서는 나오지 못했다. 목감기가 심해진 탓이었다.

넥센 코칭스태프로서는 혹여 이택근이 페넌트레이스 잠실 LG전에서 지난 31일 경기와 비슷한 분위기에 영향이나 받지 않을까 걱정이 들 만도 했다. 그러나 크게 괘념치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반응이다.

넥센 박흥식 타격코치는 “괜찮다고 하더라.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는데 걱정하지 않는다”며 “그런 것도 관심이 있고 해서 나오는 반응 아니겠는가. 본인이 그런 것도 즐길 줄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와 넥센은 최근 유난히 선수 교환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LG가 넥센전에서 7승12패로 밀려 시즌 중반 가시화됐던 4강행 티켓을 놓친 큰 이유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인지 두 팀의 만남에서는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지난 31일 경기에서는 LG가 이대형을 제외한 라인업 전원을 백업선수로 기용한 것을 두고 넥센 관계자들이 불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현장관계자는 “아무리 시범경기라도 주전선수 몇명은 넣어야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상대팀한테 실례가 아닌가 싶다”라며 씁쓸해했다.

공교롭게 LG는 백업을 내세운 경기에서 4-3으로 넥센을 꺾었고, 전원 주전을 앞세운 1일 경기에서는 2-3으로 패했다. 전력 외에 무엇이 작용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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