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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25t 트럭 사준 딸, 25t 트럭에 참변” 안타까운 女사이클팀 사고

트럭 운전자의 어처구니 없는 부주의가 국가대표를 꿈꾸던 여자실업팀 사이클 유망주 등 3명의 꿈을 산산조각냈다.

1일 오전 9시50분쯤 경북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25번 국도에서 25t 화물트럭(운전자 백모씨·66)이 도로에서 훈련 중이던 상주시청 소속 사이클 선수단을 덮쳤다.

이 사고로 박은미(25), 이민정(24), 정수정(19)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또한 나머지 선수 3명이 팔과 다리, 늑골 등에 골절상을 입었고 승합차에 타고 선수들을 에스코트하던 전제효 감독(51)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선수단을 뒤따르던 운전자 백씨가 DMB를 시청하다 제때 제동을 하지못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백씨는 선수들 뒤에서 에스코트하던 승합차를 먼저 들이받은 뒤 앞서가던 선수들을 덮친 것으로 조사됐다.

2003년 창단한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팀은 지난 해 전국대회 4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국내 최강의 실업팀이다.

수시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던 박은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부모에게 효도하겠다는 목표로 땀흘려왔다. 초등학교 때 부모가 이혼했지만 꿋꿋하게 성장했고, 한 달 용돈 30만원을 빼고는 꼬박꼬박 저축을 할 정도로 알뜰했다.

3년 전에는 운전을 하던 아버지에게 목돈 6500만원을 주고 할부로 25t트럭을 사주기도 했다. 공교롭게 같은 25t 트럭에 치여 숨져 가족들은 넋을 잃었다.

아버지 박씨는 “은미가 25t 트럭에 받혀 숨을 거두었다고 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지금 신은 운동화도 지난 3월에 은미가 사준 것인데…”라고 말을 잇지 못하며 통곡했다.

19세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막내’ 정수정의 사연도 가슴을 아프게했다. 울릉도 출신인 그는 성실한 훈련 자세로 한국 여자사이클 중장거리의 차세대 유망주였다.

황순봉 대한사이클연맹 사무국장은 “정수정은 장차 국가대표 주전감이었다. 외국 트레이닝센터에서 3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을 만큼 기대되는 선수였는 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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