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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깜짝 데이트, 이용대·수지의 ‘약속’

“우리 약속 꼭 지켜요.”
5월 싱그러운 햇살 속에 태릉선수촌에서 함께 한 대한민국 두 톱스타의 만남은 둘의 나이만큼이나 풋풋했다.
대한민국 스포츠 톱스타 이용대(24·삼성전기)와 연예계 톱스타 배수지(18)가 만났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윙크 세리머니’로 대한민국 여심을 뒤흔들었던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와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식을 치른 배수지가 지난 10일 태릉선수촌에서 깜짝 데이트를 즐겼다.

 
‘스포츠경향’이 창간 7주년을 맞아 주선한 선남선녀의 만남에서 둘은 몰래 한 가지 약속을 주고받았다.
오는 7월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이용대는 배수지에게 금메달과 함께 ‘뿌잉뿌잉’ 세리머니를 약속했다. 두 주먹을 양볼에 부비며 “뿌잉뿌잉 해주세요”라는 배수지의 요청에 이용대는 “금메달부터 따야겠지만, 따게 되면 시상대에서 해보겠다”고 새 세리머니 제안을 받아들였다.
 배
수지도 약속했다. 이날 이용대에게 배운 배드민턴 백핸드 스매시를 (시상식) 세리머니로 준비하기로 했다. 지난달 백상 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여자신인 연기상을 수상해 연예인 최초로 가수(미쓰에이), TV연기(드라마 ‘드림하이’), 영화연기 신인상을 휩쓴 배수지는 “또 상을 받게 되면 트로피로 해보겠다”고 약속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24)와 배우 겸 가수 배수지(18). 스포츠를 좋아하는 누나팬과 걸그룹을 좋아하는 삼촌팬이라면 누구나 샘 낼 만한 두 사람의 데이트는 지난 10일 오전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이뤄졌다. 어색해 하던 두 스타는 활발한 성격 덕분인지 5분 만에 친해졌다. 스포츠경향이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용대는 런던 올림픽을 위한 다짐을 전했고, 배수지는 응원을 약속 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와 가수 겸 배우 배수지씨가 10일 태릉선수촌 배트민턴 연습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배수지(이하 수): 안녕하세요~!

이용대(이하 용): 만나서 반가워요. 나이가 어떻게 되죠? 저는 1988년생이에요. 올해 스물다섯살이죠.

수: 와~ 저는 1994년생인데…. 저보다 많이 오빠네요. 별로 차이 안 나 보여요. 되게 잘생기셨어요. 오빠라고 불러도 괜찮죠?(웃음)

용: 그럼요. 고마워요. (웃음) 배드민턴 자주 치세요?

수: 네. 저 배드민턴이 제일 좋아하는 운동이에요. 저녁에도 미쓰에이 언니들이랑 자주 쳐요. 탁구도 좋아하고요. 아버지께서 태권도를 하셔서, 태권도도 어렸을 때 많이 했어요. 운동을 좋아하니까 힘든 스케줄에도 금방 안 지치는 것 같아요. 근데 제가 나온 영화 <건축학개론> 보셨어요?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와 가수 겸 배우 배수지씨가 10일 태릉선수촌에서 스포츠경향 창간 7주년 연예스타 일일 데이트를 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용: 네, 봤어요.(웃음) 두 달 정도 됐으니까 영화 개봉 초기에 본 것 같아요. 친구들하고 봤는데 무척 재미있었어요. 영화에 나오는 수지씨를 실제로 보니까 신기하기도 하고 좋네요. 연기 정말 잘 하시던데.

수: 첫 영화라서 실감이 안 나고요. 400만 명이나 되는 관객분들이 와주셨다니 너무 얼떨떨해요. 저는 세 번이나 봤어요. 처음에는 시사회라 너무 떨면서 봤고요. 두 번째는 영화 내용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세 번째는 엄마랑 함께 개봉관에서 봤어요. 아무래도 관객분들 반응을 보게 되더라고요. 오빠는 런던올림픽 준비 때문에 요즘 바쁘시죠?

용: 네, 7월20일 정도에 출국할 것 같아요. 대회가 얼마 안 남으니까 긴장되고 부담도 되죠. 혼합복식은 베이징 때 함께 했던 (이)효정이 누나가 아니라 다른 파트너와 함께 출전하죠. 남자복식은 현재 세계랭킹 2위라서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수: 그런데 광주광역시에서 사셨다면서요? 저도 광주에요. 무등도서관 아시죠? 그 쪽에 살았어요. 지금도 부모님은 광주에 계세요.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와 가수 겸 배우 배수지씨가 10일 태릉선수촌에서 스포츠경향 창간 7주년 연예스타 일일 데이트를 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용: 아, 정말요? 저도 태어난 곳은 광주인데. 학동 아세요? 그 쪽에 살다가 한 5년 살았나? 어릴 때 전남 화순으로 옮겨가 살았죠. 화순에 집이 있고 부모님을 뵙고 싶으면 화순으로 내려가요. 태릉선수촌 처음 와 보죠?

수: 네. 와보니까 많은 선수분들이 큰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힘든 훈련을 하시잖아요. 처음 들어왔을 때 그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아무래도 훈련 하실 때 국민들이 기대하니까 부담이 크실 것 같아요. 그래도 표정이 밝아보이시고 다른 선수분들의 열정도 느껴지는 것 같아요.

용: 네, 그래서 선수촌을 일부러 더 예쁘게 꾸며요. 아무래도 힘든 게 있으니까.(웃음) 저기 정문 쪽으로 가면 더 예뻐요. 광장도 더 크고 잘 돼 있죠. 나중에 올림픽 끝나고 나면 소개시켜 줄게요.(웃음)

수: 우와, 감사합니다. 그런데 대표선수들은 훈련 없는 쉬는 날에는 뭐하고 지내세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는지도 궁금해요. 저도 무대 올라가기 전에 긴장 많이 하거든요.

용: 제 또래와 비슷해요. 친구들 만나서 밥 먹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저희가 보기보다 은근히 시간도 나거든요.(웃음)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그래요.

수: (용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아, 그럼 좋아하는 노래는 뭐예요?

용: 아…(잠시 망설이다) 미쓰에이의 ‘터치’를 좋아해요.(웃음)

수: (또, 용대를 바라보며) 그럼, 좋아하는 걸그룹은 누구예요? 솔직하게 말씀해주셔도 돼요.(웃음)

용: (한참 생각하다가)원래는 소녀시대를 좋아하는데….(수지 갑자기 멀리 떨어져 앉으며 토라진 척 한다) 그런데 오늘부터 미쓰에이로 바뀔 것 같아요! (웃음)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와 가수 겸 배우 배수지씨가 10일 태릉선수촌에서 스포츠경향 창간 7주년 연예스타 일일 데이트를 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이용대가 수지에게 짧은 배드민턴 과외를 해 주기로 했다. 두 사람은 배드민턴 대표팀이 훈련하는 오륜관으로 이동했다. 자신의 배드민턴 라켓을 준비해온 이용대는 노란 손잡이가 달린 라켓을 내주다 배수지가 “빨간색이 좋다”고 하자 얼른 빨간 손잡이 라켓을 건네주는 자상함을 보였다. 배드민턴을 잘 친다던 배수지가 채를 휘두르며 “강스파이크!”를 외쳤다. 이용대도 웃음이 터졌지만 “스매싱”이라고 친절하게 수정해주기도 했다.

가수 겸 배우 배수지. 정지윤기자

배수지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이용대도 깜짝 놀랐다. 이용대가 조금 ‘살살’ 쳐주기도 했지만 한 번 시작해 2~3분은 이어진 랠리에 주위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용대는 ‘우등생’ 수지에게 곧 백핸드스매시까지 가르쳐줬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와 가수 겸 배우 배수지씨가 10일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배드민턴을 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용: 와, 정말 잘하시네요. 일반 시민들하고도 가끔 치는데 이렇게 잘 치는 분은 처음이에요.(웃음)

수: 감사해요. 언니들이랑 가끔 치는 게 도움이 됐나봐요.

용: 가수와 배우, 두 가지 일을 겸해서 하시는데 힘들지 않아요? 각각 어떤 재미가 있어요?

수: 일단 두 가지 일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든 것 같아요. 만일 오빠가 배드민턴 외에도 농구를 같이 한다고 생각하면 힘들겠잖아요. 집중도 잘 안 되고. 하지만 장점도 다 있어요. 가수는 무대에 서는 게 너무 좋아서 좋고, 배우는 아직 잘 모르지만 결과물을 보면 신기하고 재밌어요.

용: 연기는 저도 해봐서 알아요.(웃음) 광고를 몇 번 찍었거든요. 근데 너무 힘들던데…. 사람들이랑 카메라가 다 절 쳐다보고 있으니까 거기서 뭘 하는 게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연기하시는 분들은 대단하신 것 같아요.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와 가수 겸 배우 배수지씨가 10일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배드민턴을 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수: 오빠는 배드민턴 선수 아니었으면 뭘 했을 것 같아요?

용: 일단 무슨 종목을 하든 운동선수였을 것 같아요. 제가 야구팬이거든요. KIA 타이거즈를 엄청 좋아하는데 외국대회에 나가서도 경기 결과를 매일 챙겨봐요. 아버지도 “배드민턴을 안 시켰으면 야구 시켰을 것”이라고 말해주세요. 초등학교 2학년 때 배드민턴을 시작했는데 3학년 때 야구를 시키려고 하셨어요. 제가 배드민턴을 좋아해서 계속 했고, 어쨌든 결국 배드민턴 선수가 됐을 거에요. 수지씨는요?

수: 저는 가수를 안 했어도 춤은 추고 있을 것 같아요. JYP 들어가기 전에 광주에서 힙합 댄스팀에 있었거든요. (손을 양쪽으로 벌리며) 이~만한 티를 입고 공연도 하고 그랬어요. 가수 꿈이 있었지만 댄스팀을 하면서 ‘이쪽으로 진로를 잡는 건 어떨까’ 생각도 들 정도였으니까요.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와 가수 겸 배우 배수지씨가 10일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배드민턴을 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용: 저는 정말 몸치인데.(웃음)

수: 제가 나중에 가르쳐 드릴게요.(웃음) 그런데 이번에도 금메달 따면 세리머니 하실 거에요? 중 2때 윙크세리머니 하시는 거 봤는데….

용: 아, 그렇지 않아도 베이징올림픽 세리머니 얘기를 다들 하셔서. 이번에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면 뭘 해야 하나 가끔 고민도 해요. 메달부터 따야 되는데….

수: 그럼 뿌잉뿌잉 해주세요. 어떠세요?

용: (크게 웃으며 잠시 고민하다) 알겠어요. 금메달 따면 시상대에서 할게요. 그럼 수지씨도 뭐 하나….

수: 저도 혹시 연말 같은 때 상 받게 되면…. 트로피로 아까 배운 백핸드 세리머니를 할게요. 하하하.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와 가수 겸 배우 배수지씨가 10일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지윤기자

두 시간이 후딱 지나고 이용대는 수지에게 건강하고 영화가 잘 되기를, 수지는 이용대에게 꼭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따내기를 기원하며 데이트를 마쳤다. 이용대는 수지가 골랐던 빨란 손잡이 라켓을 선물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이용대 라켓’으로 30만원이 넘는 라켓이다. 광주 출신 두 스타는 서로 손을 흔들며 다음을 기약했다. 두 사람의 데이트 <체육학개론>은 이렇게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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