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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JTBC ‘카타르전 독점 중계’ 뿔났다

대체 얼마를 줬을까.

종합편성채널 JTBC가 지상파 3사의 중계권 협상이 무산된 한국-카타르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을 9일 생방송했다. 하루 전인 8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중계권 판매 대행사인 월드스포츠그룹(WSG)과의 중계권 협상에서 전격 합의하면서 중계가 이뤄졌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중계권 판매 대행사의 폭리와 방송시장의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JTBC는 8일 WSG와 케이블TV 독점 생중계에 전격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중계권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송원석 JTBC 홍보마케팅 팀장은 “그 쪽(WSG)에서 원하는 조건은 과정과 액수에 대해 밝히지 않는 것”이라면서 “케이블TV 중 독점 방송이라는 점을 명시하겠다는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중계권 계약은 지상파 독점과 케이블 독점, 그리고 통합독점(all exclusive) 등이 있는 데 JTBC는 케이블 독점 계약을 맺었다.

또한 JTBC는 12일 국내에서 열리는 레바논과의 2차전도 중계방송할 예정이다.

JTBC의 전격 중계 결정은 회사 고위층에서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 홍보와 영역확장을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코리아풀(Korea Pool)을 구성해 협상에 나섰던 KBS, MBC, SBS 지상파 3사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WSG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게 이유다.

박영문 KBS 스포츠국장은 “WSG가 숨이 넘어가는 순간에 JTBC가 손을 잡아줬다”면서 “국부유출을 막고 중계권 질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지사파 3사는 지난 7일 WSG와의 협상에서 4년간 20경기를 중계하는 조건으로 1700만 달러(약 199억원)를 제시했다. 하지만 WSG는 5200만 달러(약 608억원)를 요구했다가 3500만 달러(약 401억원)까지 내렸다. 이마저도 차이가 커 결국은 결렬됐다.

경기당 따지면 지상파 3사의 제시액은 8억원 정도이고, WSG는 20억원이 넘는 금액을 부른 것이다. 흥정을 하기에는 너무나 차이가 컸다.

박 국장은 “지상파가 2년에 걸쳐 어렵게 만든 컨소시엄을 JTBC가 유야무야하게 만들었다”면서 “이번 일로 종편들끼리 과열 경쟁이 붙을 것이 뻔하고 그러면 단가는 또 올라간다. 한국시장을 ‘봉’으로 여길 계기를 만들어줬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방송계에서는 JTBC가 중계권료로 경기당 50만~70만 달러 정도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 단가를 감안하면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상파 3사는 JTBC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 한 방송사 고위 관계자는“지상파 3사가 가지고 있는 2012 런던 올림픽 뉴스 방송권을 JTBC에게만 팔지 말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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