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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과 마임 어우러진 풍자사극 ‘안잔사가 죽었다’

조선시대 정조 7년 황해도 송화현에 살고 있던 안진사가 시문대회 전날 밤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송화현감은 안진사와 원한관계에 있던 미녀 과부 정여인을 체포, 고문 끝에 범행을 자백 받는다. 그러나 정여인의 외동딸 오애기가 한양에 가서 상소를 올린 끝에 정조가 사건 재조사를 명한다. 조정에서는 특별수사를 위해 이강헌을 파견하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서울시립대 유승희 교수가 쓴 책 <미궁에 빠진 조선>의 한 에피소드를 재해석한 연극 <안진사가 죽었다>는 실화 미스터리 코믹사극을 지향하는 작품. 조선시대 실제 살인사건을 수사해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리면서 과거와 현재의 사법체계를 통렬하게 풍자하고 비판한다. 안진사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고을의 무능하면서도 색을 밝히는 현감, 초장부터 정체가 탄로나 버린 무능한 암행어사 등의 행태가 당대의 경찰이나 검찰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12명의 배우가 50인 이상의 일인다역을 하는 연극에서 배우들은 무대언어의 진부한 금기를 깨고 굿, 택견, 마임 등 각종 몸 연기로 무대를 누빈다. 극단 성난 발명가들의 야심작. KBS 탤런트 출신의 노련한 연기파 배우 오지영을 비롯하여 최근 뮤지컬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김세진 등이 출연한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극판에 뛰어든 연출가 김시번이 쓰고 연출한다. 15일부터 7월 8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극장. 평일 8시, 토일 3시·6시. 문의 (010)2101-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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