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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227 세이브, 김용수와 어깨 나란히

삼성 오승환(30)은 프로야구의 역사가 됐다. 이제부터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지킬 때마다 그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오승환은 2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경기에서 개인통산 세이브 타이 기록을 세웠다. 오승환은 4-1이던 8회 2사 뒤 마운드에 올라 1.1이닝을 완벽히 틀어막아 시즌 15번째이자 개인통산 227번째 세이브를 거두고 LG 간판투수로 80, 90년대 프로야구를 이끈 김용수(중앙대 감독)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용수는 1985년 MBC 청룡 입단 뒤 프로 16년 동안 126승을 따내고 세이브 사냥도 푸짐하게 해냈다.

삼성 오승환

오승환은 2005년 삼성에 데뷔한 뒤 8년만에 최다 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김용수를 비롯한 당시 특급투수들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보직 전환이 잦았던 반면 오승환은 마무리 전문투수다. 입단 뒤 중간계투요원으로 잠시 뛴 뒤 바로 마무리로 전향해 소방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오승환은 김용수 선배와의 비교에는 손사래를 친다. “마무리투수가 2~3이닝씩 던졌던 김용수 감독님 시대와 지금을 비교하면 실례다”며 자신을 한없이 낮춘다. 그러나 개인통산 세이브 숫자에 대한 의욕은 숨기지 않았다. “일단 300세이브를 채우고 그 뒤를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오승환이 뒷문을 굳건히 지킨 덕분에 삼성은 5-1로 승리했다. 오승환은 경기 뒤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특별한 느낌은 없다. 똑같은 세이브다. 다른 것보다 블론세이브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구장은 대기록으로 물들었다. 타석에서는 이승엽(36)이 역대 최소경기 1000타점 기록을 달성했다.

4번 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한 이승엽은 1회 2사 1루에서 넥센 사이드암 선발 한현희의 한복판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을 쳐냈다. 전날까지 999타점을 기록중이던 이승엽은 2타점을 보태며 역대 8번째로 1000타점을 돌파했다.

이승엽은 1209경기 만에 1000타점에 도달하며 종전 심정수(은퇴·1402경기)가 갖고있던 이 부문 역대 최소 경기 기록도 대폭 당겨놨다. 이승엽은 “기록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그보다 팀이 이기는 데 홈런을 쳐 기쁘다”고 말했다.

이승엽과 오승환이 기록잔치를 벌이는 가운데 삼성 선발 배영수는 6.1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7승(3패)째를 따냈다. 배영수는 7회 시작과 함께 만난 상대 4번 박병호의 강습타구에 오른 발목을 맞고 한동안 쓰러졌다가 업혀나갔는데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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