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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BC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우변으로 불길이 번진 전선

16강전 ● 천야오예 9단 ○ 장웨이제 9단


<실전>

이완용은 일본에 나라를 넘긴 매국노다. 이완용은 자신의 이익에 따라 기존의 가치관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사람으로, 그전부터 평이 좋지 않았다. 젊은 시절, 이완용과 같이 관직생활을 한 독립운동가 윤치호는 이완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열등한 사람들에게는 고집스럽고 권세 있는 사람들에게는 굴욕적일 만큼 복종하는 태도, 이 모든 것이 나로 하여금 그에게 편견을 갖게 한다. 이완용은 철저한 기회주의자이고 아부에 능하다.”

이완용도 동료들의 비판을 잘 알고 있던 모양이다. 그는 “때에 따라 적당함을 따르는 것일 뿐 다른 생각은 없다. 때에 따라 변하지 않으면 실리를 잃고 끝내 성취하는 바가 없게 될 것이다”라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이완용은 ‘난세의 간사한 영웅, 평화 시 유능한 신하’였다.

어지러운 세상과 난해한 바둑판 위에서는 변신과 변절을 꾀하는 사람이 많은 법이다. 이 판의 장웨이제도 반상이 어지러워지자 어김없이 변신을 시도한다.

백은 하변 돌을 미끼 삼아 좌변 흑 모양을 깼다. 하변 백돌은 초반 백을 지탱해 준 중요한 돌이지만, 예전에 ‘사랑’하던 돌을 모두 끌고 나가기에는 삶이 고달프다.

<참고도1>

백82의 실수가 또다시 장웨이제의 발목을 잡았다. 백82는 보류해 둘 자리였다. 나중에 <참고도1>의 백1에 둔 다음 백7의 치중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도2>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백88·90으로 뚫고 나가는 수가 손에 돌아왔다. 여기서 흑도 단순하게 <참고도2>처럼 두면 우측 대마가 곤란해진다. 전선은 이제 우측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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