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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in]선전하고 있는 2011 한·미·일의 꼴찌들

2012 한·미·일 프로야구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 꼴찌를 차지한 팀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넥센(KBO), 지바 롯데(NPB), 워싱턴(MLB)은 지난해와 비교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넥센은 타선과 마운드 등 모든 면에서 부진했다. 유한준, 장기영 등 외야에서 부상자들이 속출했으며, 시즌 중반 4번타자로 나선 강정호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는 등 전체적으로 ‘안 되는 팀’의 모든 것을 다 보여줬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 용병 듀오가 16승을 합작하며 선발진을 이끌고 있고 김영민이 새롭게 등장, 넥센의 토종 에이스로 떠올랐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2군까지 내려갔다 온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팀에 소금같은 역할을 하고 있고, 손승락이 지키는 뒷문도 건재하다.

넥센 강정호

타선에는 지난해 트레이드로 LG에서 넥센으로 건너온 박병호가 팀의 4번 타자로 자리잡으면서 무게가 실렸다. FA로 넥센으로 돌아온 이택근과 홈런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강정호가 박병호 앞·뒤에 배치돼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8개구단을 통틀어 최고라고 봐도 좋다. 지난해 11월 신고선수로 입단한 서건창은 올 시즌 신인왕 후보 1순위에 꼽힐 정도로 맹활약을 하고 있다.

후반기에도 넥센의 기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 투수들이 볼넷을 많이 내주고 있다는 점은 반드시 고쳐야 할 점이다. 김시진 감독도 틈만 나면 “우리 팀 투수들이 볼넷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팀볼넷 327개는 꼴찌 한화보다도 많은 것으로, 그럼에도 팀방어율 3위(3.79)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꼴찌팀 지바 롯데의 반전도 놀랍기만 하다.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지바롯데는 타격의 팀이었다. 팀타율(0.275), 팀득점(708)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지바 롯데는 거의 모든 타격 부문에서 최하위로 내려앉았으며 마운드에서도 좌완 에이스 나루세 요시히사가 후반기에 고전하는 등 팀방어율(3.40)에서 퍼시픽리그 꼴찌에 머물렀다. 퍼시픽리그 최하위가 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지바롯데는 타선과 마운드에서 균형이 잡힌 모습을 보여주며 2위 니혼햄에 2경기 앞선 퍼시픽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가장 반가운 것은 마운드의 부활이다. 선발진에서는 에이스 나루세(9승4패 방어율 1.84)가 다시 살아났으며 가라카와 유키(8승2패 방어율2.66), 세스 그레이싱어(6승2패 방어율 2.40)가 뒤를 잘 받치고 있다. 불펜 역시 오타니 도모히사(4홀드), 우치 다쓰야(8홀드), 마스다 나오야(25홀드) 3총사가 마무리 투수 야부타 야스히코(17세이브)와 함께 뒷문을 안정적으로 막아주고 있다.

지바 롯데가 후반기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홈런이 좀 더 많이 터져야 한다. 팀득점에서 퍼시픽리그 3위(676점)로 선전 중이지만, 1위팀에 두자리수 홈런을 기록중인 타자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은 확실히 문제다.

미국 메이저리그 워싱턴의 선전은 더 충격적이다. 워싱턴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그치는 등 그야말로 ‘동네북’신세였다. 그러나 이로 인해 계속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2009년 우완 강속구 투수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2010년 초고교급 타자 브라이스 하퍼를 뽑으며 리빌딩의 기초를 다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워싱턴은 오클랜드에서 좌완투수 지오 곤살레스를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왔고 FA 시장에서 우완 강속구 투수 에드윈 잭슨을 영입해 선발진을 크게 강화하며 조심스레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그 승부수는 멋지게 통했다.

워싱턴 선발진은 새로 영입한 투수들에 기존의 유망주들까지 잠재력이 폭발하면서 순식간에 메이저리그 최강이 됐다. 올 시즌 워싱턴의 선발진 방어율(3.22)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워싱턴의 후반기는 결국 ‘자신들과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한국프로야구 못지 않게 치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체 30개 팀 중 5할 승률을 넘는 팀이 무려 17팀에 달한다. 워싱턴이 내셔널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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