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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궁사들 ‘양궁한류’도 뚫어야 산다

22일 한여름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영국 런던 로즈크리켓 그라운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싹쓸이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양궁대표팀 장영술 총감독의 시선이 선수들이 쏘는 화살을 따라 분주히 움직였다.

지난 19일 결전지 런던에 입성한 양궁대표팀은 이날 가볍게 몸을 푼 뒤 사선에 올라 과녁을 조준했다. 오전 9시30분에 시작돼 오후 늦은 시간까지 계속된 훈련에서 오랜 비행으로 무뎌진 경기 감각을 찾는데 주안점을 뒀다. 오후에는 단체전 순서에 따라 팀워크를 다졌다.

장 감독은 “초반에 날씨가 변덕스러워 걱정했는데 전체적으로 선수들 컨디션이 좋다. 특히 기보배, 이성진의 페이스가 좋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런던올림픽 양궁 남녀국가대표 선수들이 20일(현지시각) 런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f

세계 최강인 한국양궁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기량만 따지면 최고지만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국제양궁연맹(FITA)의 잦은 룰 변경과 경쟁팀들의 급성장으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한국이 넘어야할 적은 이 뿐만 아니다. 한국에서 해외로 진출한 지도자들도 올림픽에서는 경계대상이다. 이번 올림픽에 나선 40개국 가운데 12개팀에 한국인 코치 14명이 몸담고 있다. 대부분이 국가대표 코치나 선수로 활약한 엘리트들이다. 장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도 이들의 경험이다. 장 감독은 “한국팀을 견제하기 위한 세트제 도입과 한국 코치들을 영입하면서 선수들의 기량과 기술의 격차는 줄었다”며 한국인 코치들을 영입한 팀들을 경계했다. 특히 이번 대회 남자 개인전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브래드 엘리슨을 지도하는 미국의 이기식 감독은 경계대상 1호다.

이밖에 브라질 대표팀을 맡고 있는 임희식 감독, 말레이시아 대표팀의 이재형 감독, 스페인의 조형목 감독 등도 전 세계에서 ‘양궁 한류’를 이끄는 지도자들이다. 멕시코 대표팀에는 수년째 이웅 전 국가대표 코치가 감독을 맡아오고 있고, 이상현, 우송희 등 전 국가대표 선수가 코치로 있는 등 3명이나 포진해 있다. 이 감독은 지난 베이징올림픽 남자 개인 준결승에서 최고 기량을 뽐내던 박경모와 마지막까지 살얼음판 승부를 연출한 후안 레네 세라노를 키워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외국에 나간 지도자들도 한국을 만나면 모두가 마음 속으로는 응원하게 된다. 모두 마음은 같을 것”이라는 이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 최강이다.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꺾기 어렵다. 우리 목표는 지더라도 한국과 결승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합이 열리는 본 경기장 옆에 마련된 임시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오는 25일 실제 대회가 열리는 장소에서 최종 담금질에 돌입한다. 개인당 30분씩 주어지는 시간을 통해 외부요건을 파악하는 동시에 컨디션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한다. 장 감독은 “이미지트레이닝을 통해 본선 경기장을 수시로 봐 왔고, 야구장 훈련 등으로 많은 관중에도 대비해 선수들이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면서 “하지만 작년(10월)양궁 프레올림픽과는 관중석 위치가 크게 달라져 바람 등 변수를 빨리 파악해

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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