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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논란의 중심, 한국와 일본의 차이는?

어처구니없는 판정이 나오는 것은 같은데 결과는 반대다.

한국과 일본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오심 논란의 중심에 있다. 그러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한국은 명백한 오심에 항의하고 정식으로 이의 신청을 해도 그것으로 끝이다. 억울하게 메달을 놓치기도 했다.

반면 일본은 오심이라고 격렬히 항의하면 판정이 번복된다. 그렇게 해서 메달을 가져가기도 했다.

■억울한 한국

한국은 누가 봐도 말이 되지 않는 오심을 3차례나 당했다. 수영의 박태환, 유도의 조준호, 펜싱의 신아람이 개막 직후 하루에 한 건씩 차례로 당했다.

그나마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된 박태환이 대표팀의 항의와 비디오 판독 결과 결승에 진출하게 된 것이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 종목에서 세계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목표로 출전한 박태환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낸 뒤 경기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냈다. 어려운 가운데 좋은 성적을 냈지만 원하던 최상의 결과는 아니었다.

신아람이 탈락한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전은 그야말로 ‘오심의 아이콘’이다. AFP통신이 역대 올림픽 최대 논란 TOP5로 선정했을 정도다.

신아람은 15세 타임 키퍼의 실수와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으로 ‘최소한 은메달 확보’의 기회를 잃어버렸다. 전광판 시계가 잔여시간 1초를 가리킨 채 몇 초 동안 머물러 있었고, 이미 경기가 끝났어야 할 시간에 들어온 상대 공격을 막지 못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대표팀은 정식 절차를 밟아 서면으로 이의 신청을 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시간 동안 울며 피스트를 혼자 지키던 신아람은 잠시 뒤 열린 3·4위전에서 패배, 동메달도 따지 못했다.

■오심은 일본 편?

반면 일본은 판정이 번복되면서 메달을 추가하고 있다.

한국을 울린 유도 남자 66㎏급 8강전이 대표적이다. 조준호와 에비누마 마사시의 8강전에서 심판진 3명은 경기 직후 일제히 조준호에게 손을 들어줘 3-0 판정승을 선언했다. 그러나 일본 관중의 야유와 이례적으로 끼어든 심판위원장의 재심 지시로 불과 몇 분 만에 결과는 에비누마의 3-0 판정승으로 뒤집혔다.

일본 언론조차 심판진을 가리켜 ‘바보 삼총사’라고 조롱할 만큼 어처구니없는 판정 번복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일본은 이 판정으로 동메달 하나를 추가했다.

일본은 남자체조 단체전에서도 판정에 항의한 결과 낮은 점수가 높은 점수로 수정돼 메달을 땄다.

에이스 우치무라 고헤이의 안마 종목 착지 실수로 점수가 깎인 부분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고 재심 결과 일본의 안마 점수는 13.466에서 14.166으로 0.7점 올랐다. 총점이 271.952로 오르면서 4위이던 순위도 2위로 뛰었다. 은메달을 따 좋아하던 영국(271.711)이 동메달로 밀려났고, 동메달을 걸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는 4위로 내려갔다.

일본이 항의한 판정 가운데는 객관적으로 분명한 오심도 있다. 한국과 차이가 있다면 일본의 항의는 수용돼 결과를 바꿔 놓았다는 점이다.

1일 복싱 밴텀급 16강전에서 시미즈 사토시가 마고메드 압둘하미도프(아제르바이잔)에 17-22로 졌다. 그러자 일본은 “압둘하미도프가 여러 번 쓰러졌는데 심판이 카운트를 하지 않았다”고 국제복싱연맹(AIBA)에 이의신청을 했다. 아마복싱에서는 한 라운드에 3번, 3라운드 전체에서 4번 쓰러져 카운트가 되면 패배다.

AIBA는 논의 끝에 심판이 적어도 3차례는 카운트에 들어갔어야 맞는다고 결론을 내리고 당초 판정을 뒤집어 시미즈의 승리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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