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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金 양학선, "몸이 깃털처럼 움직였다"

“내 몸이 깃털처럼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올림픽 출전 52년 만에 첫 금메달. 한국 체조역사를 새롭게 쓴 양학선(20·한체대)은 금메달을 두손으로 움켜쥐고 공동취재구역에 등장했다.

“금메달이 땄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도마는 내게 체조선수로서 기회를 주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한 종목”이라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2차시기에서 완벽하게 착지하면서 금메달을 예감했다. 한국에선 체조가 비인기 종목이지만 나를 통해 후배나 유망주들이 꿈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당차게 말했다.

양학선이 6일 오후(현지시간) 런던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16일 런던에 도착해 열흘간 치른 훈련에서 착지가 되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뒷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메달을 따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갔더니 숙소에서 선배들이 나를 무시하는 꿈을 꿨고,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했다”며 “결선을 앞두고 잠을 못 이루었으나 한국에 있는 부모님이 좋은 꿈을 꾸셨다고 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따기 위한 전략도 뒤늦게 밝혔다. 양학선은 “결선에서 가장 마지막에 출전했기 때문에 앞서 연기한 경쟁자의 점수가 16.266점 이하면 난도 7.0점짜리 ‘여 2’를 쓰고, 그 이상이면 양학선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소개하면서 “솔직히 1~5번 선수까지는 뛰는 걸 보지 못했고 6번 선수의 연기부터 봤다. 옆에서 몸풀 때 속으로 아블랴진이 잘 해야 나도 내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마음먹었다”며 강한 승부욕을 내보였다.

실제로 다섯 번째로 연기한 야블랴진이 고득점인 16.399점을 받자 양학선은 망설이지 않고 자신만의 특허기술인 ‘양학선(양1)’을 빼들었다. 그는 “1차 시기에서 두 발을 움직이는 바람에 ‘큰일났다’고 생각했지만 두 번째 연기에서는 완벽하게 착지해 실수를 만회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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