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유쾌한' 볼트씨, 3관왕 2연패 전설로 우뚝

런던올림픽 내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던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마침내 전설로 해피엔딩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볼트는 12일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2 런던올림픽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자메이카의 마지막 주자로 뛰어 미국 라이언 베일리의 추격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넘었다. 36초84.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볼트를 포함한 자메이카 대표팀이 수립한 세계기록(37초04)을 0.2초나 앞당기며 사상 첫 36초대에 진입했다.

이로써 볼트는 남자 100m(9초63), 200m(19초32)에 이어 400m 계주까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육상 사상 최초의 단거리 3관왕 2연패를 달성한 볼트는 진정한 전설로 우뚝 섰다.

7일 런던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200m 예선경기에서 자메이카의 마이클 볼트 선수가 1위로 들어오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b

볼트는 요한 블레이크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을 때만 해도 미국과 접전을 벌였지만 직선주로에서 60m를 넘어서면서 폭발적으로 속도를 올려 추격을 가볍게 따돌렸다.

세계신기록으로 올림픽 2연속 3관왕에 오른 볼트가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그의 유쾌한 익살 본능이 또 한번 런던 스타디움을 달궜다.

볼트는 결승선을 번개처럼 통과한 뒤 머리 위에 하트 모양을 그리는 등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때 경기진행 요원 두 명이 따라와 손에 쥐고 있던 바통을 달라고 요구하자 “기념으로 가져가면 안 되겠느냐”며 협상에 나섰다. 자신의 대기록을 기념하고 싶어한 것이다. 하지만 이내 진행요원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진행요원들이 돌려주지 않으면 실격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결국 바통을 넘겨준 볼트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자리를 떠났다.

볼트는 앞선 100m와 200m 결승에서는 금메달을 딴 후 팔굽혀펴기로 힘자랑을 하거나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빼앗아 관중과 동료를 찍는 등 익살 넘치는 세리머니를 했다.

지난해 대구 세계선수권의 실격파문을 모두 털어내고 당당히 재기한 볼트는 100m 금메달에 이어 200m에서 우승한 뒤에는 스스로 “이제 위대한 전설이 됐다”고 자신있게 선언했다. 거침없는 그의 발언은 “그의 업적은 선수인생이 다 끝난 다음에 평가할 일이다”는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반응을 끌어내기도 했다.

유쾌한 몸짓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그에 걸맞은 최고의 실력을 과시한 볼트. 런던올림픽 최고의 별이자 역대 최고의 육상 전설로 남게 됐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