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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의 시선, 사진으로 만나다.

가수 정태춘이 오는 8일~28일 서울 논현동 갤러리 ‘구하’에서 ‘비상구’란 제목으로 사진 전시회를 연다. 그가 사진전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속사 다음기획은 “본인이 틈틈이 찍어 온 사진 중 작가적 시각을 대변하는 17점이 발췌돼 전시된다”면서 “갤러리 ‘구하’로부터 초대를 받아 이뤄진 전시회”라 말했다.

2002년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 이후 10년 가까이 ‘절현’했던 정태춘은 그 사이 낡은 사진기를 들고 세상 곳곳을 다녔다.

막혀 버린 문을 찍었고, 도심을 빛내는 촛불도 찍었다. 주식시세표에 갈겨 쓴 낙서, 오려둔 어느 고공 농성자의 신문 투고에도 셔터를 눌렀다.

알고 보니 그는 남몰래 블로그도 운용했다. ‘Nhoin’(노인·櫓人)이란 아이디로, ‘길밖에서’(blog.daum.net/gilbak)란 제목의 방을 채웠다. 사진들은 대개 그의 노래만큼이나 따스하고, 또 따끔했다.

전시되는 17점의 사진은 ‘비상구’ ‘가자, 광야로1’ ‘차재쌍마’ ‘산정의 비명소리’ ‘도심차벽, 촛불’ 등의 작은 제목을 지닌다. 전시회에선 편린을 압축적으로 소개하는 ‘슬라이드쇼’도 만나볼 수 있다.

쇼의 중간엔 정태춘이 쓴 시 ‘다시, 물가에서’도 등장한다. 시는 ‘아, 노래… 긴 긴… 노래들이 있었지/ 그의 노래 속으로 들판의 흙바람이 지나가고/ 더러 햇살에 묻혀 논둑 길 클로버 향기가 지나가고/ 마을 개들도 컹 컹 짖으며 지나가고…’라고 쓰였다.

정태춘의 작품, ‘비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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