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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스타일, 세월따라 기준도 ‘다양화’

송중기, 김수현, 이민호, 박유천…. 요즘 여성팬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꽃미남’ 배우다. 60년대에는 신성일, 70년대에는 노주현, 80년대에는 강석우, 90년대에는 장동건…. 시대마다 그 시절을 대표하는 꽃미남들이 있었다. 미남을 보는 시각도 시대 마다 달랐다.

■ 60년대에는 반항아, 70년대 멜로 스타

꽃미남의 원조는 60년대 청춘스타 신성일과 남궁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 <맨발의 청춘> <별들의 고향> 로 대표되는 신성일은 ‘60년대 대표 꽃미남’으로 불리며 한국영화 황금기를 이끌었다. 미국에서 반전운동과 히피문화가 유행했던 당시 제임스 딘 같은 반항아가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신성일은 반항아의 이미지를 가졌다. 반면 ‘한국의 그레고리 팩’이라고 불렸던 남궁원은 전통적인 미남상이었다.

신성일(왼쪽), 남궁원

70년대는 멜로의 시대였다. 군사정권 시대에 드라마는 사랑이야기만 다뤘다. 노주현은 70년대 수많은 멜로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을 꿰찼다. 한진희, 이영하 등도 부리부리한 눈에 짙은 눈썹으로 인기를 끌었다. 80년대 꽃미남을 꼽으라면 <겨울 나그네>에서 의대생으로 출연한 강석우를 들 수 있다.

노주현

90년대 이후 꽃미남 배우들에게는 조직적인 팬덤이 따라다녔다. 장동건, 김민종, 배용준, 류시원, 차인표 등이 주인공이었다. <첫사랑> <겨울연가> 등으로 한류스타가 된 배용준은 이전과는 다른 미남형이었다. 이전에는 부리부리한 눈에 강한 턱선 등이 미남의 기준이었다면 배용준 이후 선이 곱고 부드러우며 크지 않은 눈의 샌님형 미남이 탄생했다. 장동건은 ‘조각같은 외모’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그는 <우리들의 천국><마지막 승부>등을 통해 최고의 하이틴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김민종, 손지창은 듀오 ‘더 블루’를 결성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류시원은 차분한 말투와 눈웃음으로 여심을 흔들었다. 귀공자 이미지는 일본의 수많은 ‘아줌마 팬’을 양산해냈다.


장동건(왼쪽), 김민종

■ 2000년대 이후 패션모델과 몸짱

2000년대 이후에는 멋진 몸매가 꽃미남의 필수 조건이 됐다. 90년대 말, 패션 브랜드의 모델을 통해 연예계로 데뷔하는 배우가 많아졌다. 당시 패션 모델은 지금의 오디션과 비슷한 연예계 등용문이었다. 조인성, 소지섭, 송승헌, 강동원, 주지훈, 권상우가 모델 출신이다. 긴 다리와 작은 얼굴의 조인성의 등장 이후 ‘꽃미남도 개성이 있어야 통한다’는 말이 돌았다.

2000년대 이후 꽃미남은 모성을 자극하는 역을 주로 맡았다. 조인성은 ‘연하남’, ‘철없는 재벌 아들’ 등을 연기하며 ‘누님’들의 우상이 됐다. 원빈은 드라마 <꼭지> <가을동화>에서 모성본능을 자극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시크릿 가든>의 현빈 등 남자 배우들은 자주 상의를 탈의하는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조인성

최근에는 ‘여자보다 예쁜’ 미소년 이미지의 꽃미남이 드라마와 영화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원조는 이준기다. 그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여장한 광대 ‘공길’로 화제가 됐다. 실제로 이준기는 잡티 하나 없는 뽀얀 피부로 유명하다. 외모는 곱고, 몸매는 좋은데다가, 사랑을 위해 몸을 던지는 만화 속 주인공 같은 남성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수 출신 배우 박유천과 <꽃보다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이민호가 그렇다. 이들은 해외에서도 다수의 팬들을 갖고 있다.

이준기

한참 물이 오른 꽃미남 배우들은 군입대와 동시에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차세대 꽃미남 배우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제대한 뒤는 ‘꽃미남’이 아닌 ‘성숙남’이 되어 컴백하는 것이다. 강동원, 현빈, 조인성, 이준기, 원빈은 군복무를 마친 뒤 ‘남자’로 돌아왔다. 현빈과 강동원은 곧 컴백을 앞두고 있다.

조애경 위클리닉 원장은 “90년대까지는 부리부리한 남성적 이미지가 강한 미남형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얼굴이 갸름하고 눈의 크기는 작아도 눈빛이 강하며, 세심하고 배려심 있어 보이는 얼굴이 대세”라고 설명했다. 조원장은 “거칠고 우락부락한 이미지가 아닌, 부드럽고 갸날퍼 보이면서도 근육이 고르게 있는 몸매에, 피부가 뽀얗고 매끈한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 1960년대= 신성일(75), 남궁원(78)

■ 1970년대= 이영하(62), 노주현(66) 한진희(63)

■1980년대= 최재성(48) 강석우(55) 최민수(50)

■ 1990년대= 배용준(40) 장동건(40) 김민종(40) 류시원(40), 차인표 (45)

■ 2000년대= 강동원(31) 현빈(30) 조인성(31) 이준기(30) 원빈(35), 권상우(36)

■ 2010년대= 현재 김수현(24) 송중기(27) 이민호(25) 박유천(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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