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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세리머니' 박종우 동메달 지킨다...사실상 면죄부

‘독도 세리머니’ 박종우(23·부산)가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펼친 박종우에게 A매치 2경기 출장 정지와 3500스위스 프랑(약 41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비교적 가벼운 징계에서 항소할 수 없으며 축구협회에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어 “박종우와 협의해 FIFA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종우가 지난 8월10일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을 마치고 열린 승리 세리머니에서 관중이 들고 온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FIFA는 3경기 출전정지 미만이나 1만5000스위스 프랑 미만의 벌금은 경징계로 분류해 항소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박종우도 축구협회를 통해 “축구팬 여러분의 염려와 모든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며 “향후 선수로서 본분을 지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하겠다”고 전했다.

올림픽 이후 100일 넘게 끌며 고심하던 FIFA가 출장정지와 벌금이라는 경징계를 내림에 따라 박종우는 무난히 동메달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FIFA의 결정은 곧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전달돼 최종 징계가 결정된다. IOC는 FIFA의 결정을 토대로 보류된 박종우의 동메달 수여 여부를 결정한다. 5일 스위스 로잔에서 IOC 집행위원회가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박종우에게 내려진 메달 보류 조치를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은 “FIFA의 결정은 박종우의 사안이 대수롭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며 “IOC도 FIFA의 결정을 존중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우는 지난 8월11일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에 2-0으로 승리한 뒤 그라운드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종이를 들고 뛰어다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치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박종우의 동메달 수여를 보류하고 FIFA에 진상 조사를 요청했다. 축구협회는 8월16일 김주성 사무총장이 보고서를 직접 들고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를 찾아 ‘박종우의 세리머니는 미리 준비한 것이 아닌 관중석에서 종이를 넘겨받아 생긴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축구팬들도 ‘박종우 구하기’에 힘을 실었고 정부에서도 즉각 반응했다. 정부는 박종우가 국내법상 병역 혜택 요건을 충족한다고 발표했고, 국민체육진흥공단도 IOC의 징계 여부에 관계없이 연금을 주기로 하는 등 박종우를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공식 인정했다.

FIFA는 애초 지난달 6일 상벌위를 개최해 박종우의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전례가 없는 사건인 만큼 신중한 결정을 위해 축구협회에 추가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축구협회는 박종우가 직접 작성한 경위서를 포함한 추가 자료를 FIFA에 보냈고, FIFA 상벌위는 논의 끝에 박종우에게 비교적 가벼운 징계를 내려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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